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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금요일에 떠나요

시원한 숲길에서 만나는 시심(時心)! 청운공원과 윤동주 문학관




요즘 들어 날씨가 정말 무더워졌죠? 이런 날에는 한낮의 폭염과 뜨거운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이 간절한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나무 그늘이 우거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서울 속 숲길을 소개해드리려 해요. 바로 시원한 그늘이 드리운 청운공원인데요! 청운공원은 윤동주 시인의 세계와 작품관을 느껴볼 수 있는 윤동주 문학관과 윤동주 시인이 자주 올랐다던 윤동주 시인의 언덕, 운치 있는 한옥 도서관인 청운문학도서관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곳에서 시원한 바람도 쐬고, 윤동주 시인의 발자취도 쫓아보고 도서관에 들러 책도 한 권 읽어보면서 시심 충만한 나들이 코스를 완성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럼 지금부터 출발~!





이번 나들이는 윤동주 문학관에서 시작된답니다. 윤동주 문학관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을 통해 찾아가는 편이 가장 쉬워요. 경복궁역 3번출구에서 약 100m 가량 직진하면 버스정류장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7212번, 1020번, 7022번 버스를 타고 약 15분 정도 이동하면 윤동주 문학관 정류장에서 하차하실 수 있어요. 정류장에서 하차하시면 문학관이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답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그럼 잠시, 윤동주 문학관을 가기 전,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시 세계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미리 살펴보도록 해요. ^^ 윤동주 시인은 1917년 12월 30일,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났어요. 윤동주 시인은 어렸을 적부터 연극 활동을 펼치거나 월간 잡지를 펴내기도 하는 등, 문예 쪽으로 관심이 많았다고 해요. 이후 윤동주 시인은 연희전문학교를 거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는데요, 교토의 도지샤 대학교 재학 중 독립운동 혐의로 검거되어 2년형을 선고 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고 말았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1945년, 28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어요.


윤동주 시인은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지식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정신적인 고통을 섬세한 서정과 투명한 시심으로 노래한 시인이에요. 시인은 암울한 시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항변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했고 이러한 감정과 자기 비판, 자아 성찰을 시 안에 녹여내었어요. 하지만 당시 시인이 살았던 시대는 일제의 내선일체 정책이 가장 혹독했을 때로 우리 말을 입 밖으로 내뱉는 것은 물론 한글을 이용하여 시를 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암흑의 시대였어요. 게다가 많을 문인들이 친일문학을 하던 시절이기도 했죠. 이러한 시대 상황 속에서 우리 언어를 지키며 시를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답니다. 게다가 윤동주 시인은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만을 찬미한 것이 아니라, 서정적인 자연을 노래하는 시 속에 독립을 향한 염원과 희망을 불어넣음으로써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을 버리지 않았어요. 문학관을 둘러보기 전에 아이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들려준 뒤, 문학관을 둘러보면 작품을 관람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윤동주 문학관은 윤동주 시인을 기념하는 문학관으로 2012년 7월 25일에 개관했어요. 윤동주 문학관은 용도 폐기된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만들어졌는데요, 덕분에 여타 전시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요. 내부 사진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찍을 수 없었지만, 대신 앞으로 방문하실 분들을 위해 생생한 기억을 더듬어 자세히 소개해드릴게요.





문학관은 총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전시실인 '시인채'에서는 시인이기 이전의 인간 윤동주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어요. '중학교 시절', '연희전문학교 졸업', '일본 유학', '후쿠오카 감옥', '시인의 죽음', '시인, 별이 되다' 등 9개의 주제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정했고, 기인의 사진과 친필 원고 영인본을 진열해두어 시인의 연대기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어요. 제1전시실 한가운데에는 작은 우물틀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것은 시인의 생가에 있던 것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 해요.


제2전시실과 제3전시실은 물탱크가 있던 공간을 개조한 곳이에요. 여기서 제2전시실은 '열린 우물'을 상징해요. 제2전시실은 물탱크 윗부분을 개방해 천장이 없는데요, 직사각형으로 뻥 뚫린 하늘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하늘만이 하나의 작품이 되는 공간이에요. 제3전시실은 '닫힌 우물'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물탱크 윗부분을 개방하지 않았어요. 깊은 어둠과 침묵으로 채워진 이 공간은 윤동주 시인이 숨을 거두었던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를 재현한 것이라고 해요. 이곳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일생과 작품 세계를 다룬 11분짜리 동영상이 상영되는데, 지나치지 마시고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해보시는 것을 권해 드려요.








문학관에서 나와 출입구에 난 계단을 따라 올라 가면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오를 수 있어요. 윤동주 시인의 언덕은 과거 윤동주 시인이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이 근방에서 하숙을 하면서 인왕산을 올라 시상을 얻었다는 이유에서 이름 붙여진 것이라고 해요.





시인의 언덕을 찾으면 윤동주 시인의 대표작인 '서시'가 바위에 새겨진 것도 확인해볼 수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시를 읽어보고, 이 시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설명해주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울타리 너머를 내려다 보니 아름다운 산자락과 저 멀리 서울의 도심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였어요. 그야말로 속이 뻥 뚫릴 것처럼 시원한 풍경이었어요.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그런지, 한 낮임에도 불구하고 불어오는 바람이 아주 시원했어요.








이제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내려와 청운문학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도록 할게요. 윤동주 문학관을 나와 대로 변의 오르막길을 지나면 금방 청운문학도서관으로 향할 수 있어요. 문학관에서는 도보로 3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돼요. 청운문학도서관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이렇게 청운동 일대의 주택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데요, 붉은색 기와로 덮은 지붕들이 정말 아름답더라고요. ^^





드디어 청운문학도서관에 도착했어요! 청운문학도서관은 종로구에서 열 여섯 번째로 만들어진 도서관이자 최초로 한옥으로 만들어진 공공도서관이에요. 도서관 건물 뒤로는 산세가 빼어난 인왕산 자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었는데요, 멋스러운 한옥 건물에 아름다운 자연이 더해진 풍경은 보는 순간 감탄사를 절로 자아낼 정도였어요.





청운문학도서관 1층은 한옥이고 지하는 반지하식 양옥 건물인데요, 1층에서는 문학 창작교실이나 인문학 콘서트 등이 열리고 지하층은 시나 소설, 수필 위주의 문학 도서를 만날 수 있는 자료실과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람실이 있어요. 또, 온돌식 독서공간도 있다고 해요. 물론 여름에는 에어컨을 통해 실내를 시원하게 유지하고 있으니 방문하시는 데 전혀 무리 없답니다! 청운문학도서관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연휴, 추석연휴에는 휴관을 하며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랍니다. 내부를 둘러보거나 이용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이 부분을 참고해주시기 바라요. ^^ 또, 청운문학도서관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이곳에서 진행되는 행사 일정도 확인할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이렇게 윤동주 문학관에서 시인의 생애와 시 세계를 만나보고, 시인의 언덕에 올라 시원한 바람도 느껴보고 청운 문학도서관을 둘러보며 일대에 조성된 숲길도 걸어보았는데 어떠셨나요? 아직까지 이곳을 찾지 않으신 분들은 아이와 함께 명상과 시심(時心) 충만한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