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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교육

일상 속에서 진행하는 경제교육! 마트에 숨은 경제 원리 배우기




아이에게 필요한 경제 교육은 사실 상식 수준이라 할 수 있어요. 왜 이 물건을 사면 다른 물건을 못 사는지, 어떻게 해야 적은 비용으로 큰 만족을 얻을 수 있는지, 원하는 물건을 사려면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지 정도면 충분해요. 이런 생활밀착형 경제 교육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는 다름 아닌 마트인데요, 오늘은 마트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경제 원리를 철수와 엄마의 대화 예시를 통해 재미있게 살펴볼게요 ^^







한우 부챗살 8,400원, 미국산 부챗살 2,200원, 호주산 부챗살 2,600원. 분명 같은 부위, 같은 100g인데 값이 제각각이에요. 태평양을 건너온 수입 고기는 운송비 때문에라도 국내산보다 더 비싸야 하지 않을까요? 이에 대한 의문을 '규모의 경제' 개념을 통해 이해해보도록 해요.



철수 : 한우가 제일 비싸네요?


엄마 : 한우는 맛이 있거든. 수입 고기는 냉동해서 들어오는 데, 고기는 얼리면 맛이 떨어진단다. 


철수 : 아하! 맛 때문에 돈을 더 내는 거군요. 그래도 싸니까 수입산을 사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엄마 : 맞아. 물건을 살 때 가격은 무척 중요한 요소야. 그래서 가격경쟁력이라는 말을 쓴단다. 수입산 쇠고기가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라는 표현이 이해되니?


철수 : 네. 그런데 어떻게 가격경쟁력이 생겼어요?


엄마 : 소를 키우는 환경이 다르거든. 미국이나 호주는 거대한 목장에서 소를 아주 많이 키운단다. 사료로 먹이는 옥수수도 대부분 수입하는 우리와 달리 직접 재배하고. 자연히 소를 기르는 데 들어가 는 비용이 훨씬 적어지지. 이런 걸 규모의 경제가 작동했다고 해. 생산 규모가 클수록 생산 비용이 떨어지고 최종 가격 역시 싸진다는 뜻이지.


철수 : 쇠고기를 얼리는 비용이랑 바다 건너 운반하는 비용까지 합쳐도요?


엄마 : 응. 물론 맛있어서 한우 가격이 조금 더 비싼 이유도 있지만.


철수 : 그럼 엄마는 규모의 경제로 가격경쟁력을 높인 수입산 쇠고기의 유혹을 뿌리치고 맛있는 한우를 선택한 거네요?!


엄마 : 우리 철수 똑똑하네. 하하.






“한번 먹어 보세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이에요.” 호로록 먹어 보니 꽤 괜찮은 맛. 하나 살까 싶지만 지난번 시식 코너에서 산 만두가 막상 집에서 맛보니 별로였다는 사실이 떠올라요. 그러고 보니 똑같은 제품인데 왜 집에서 조리하면 그 맛이 안 나는 걸까요? 정말 미스터리한 일이에요.


철수 : 음식을 무료로 나눠 주면 손해 아니에요? 마트에선 왜 시식을 할까요?


엄마 : 갓 구운 빵 냄새가 나면 갑자기 먹고 싶어지지 않니? 음식은 그냥 진열된 것보다 냄새가 나고 굽는 소리가 들리고 만들어지는 과정이 보이면 충동구매를 하게 마련이거든.


철수 : 그런데 엄마는 왜 충동구매를 안 했어요?


엄마 : 집에서 조리하면 마트에서 먹던 맛이 안 나거든. 알고 보니 매장에서는 업체에서 제공한 최적의 방법으로 조리를 한대. 또 다른 이유도 있고.


철수 : 그게 뭐예요?

엄마 : 한계효용이야. 사과를 하나 먹으면 맛있지? 그러나 열 개를 먹으면 물려서 맛이 없어질 거야. 물건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얻는 만족감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라고 해.


철수 : 그런데 한계효용이랑 시식이랑 무슨 관계죠?

엄마 : 시식 코너에선 음식을 조금만 주잖아. 그러면 맛이 없다고 느끼기 어려워. 배고픈 상태라면 더욱 그렇지. 한계효용이 매우 크니까. 그런데 집에서 조리해서 많이 먹으면 한계효용은 줄어들지.

철수 : 음. 그것보다는 요리 솜씨와 더 상관이 있지 않을까요?(웃음)







익숙한 브랜드의 00음료수를 집으려는 순간, 2+1 빨간색 스티커가 눈에 들어와요. 원래 사려던 00음료수는 정상가인데, 바로 옆 XX음료수는 두 병을 사면 한 병을 거저 준다고 해요. 00음료수냐, XX음료수냐, 이것이 문제로다!



철수 : XX음료수 살래요. 세 병이 두 병값이에요.


엄마 : 개당 33퍼센트 할인이네. 싸긴 싸다. 그런데 세 병 다 마실 수 있겠어?


철수 : 언젠가 먹겠죠. 몇 개든 33퍼센트 할인해 주면 좋을 텐데 왜 복잡하게 2+1로 팔아요?


엄마 : 기업 입장에선 2+1이 훨씬 이득이니까. 33 퍼센트를 할인하면 사려는 사람은 늘어날 거야. 그렇다고 세 배 이상 늘지는 않아. 너만 해도 단 순한 33퍼센트 할인이었다면 한 병을 샀겠지.


철수 : 기업은 XX음료수를 더 팔고 대신 고객은 괜한 물건을 사네요. 똑똑한 고객이라면 00음료수 한 병을 고르겠죠?


엄마 : 글쎄. XX음료수 세 병과 00음료수 한 병 중 어느 걸 마시는 게 더 만족스러울지 생각해 봐. 두 개 다 사면 좋겠지만 쓸 수 있는 돈이 제한돼 있으니까. 단, XX음료수는 빨리 마셔야 해. 할인하는 음료수는 유통기한이 다 된 것들이 많거든.


철수 : 너무 어려워요.


엄마 : 그래도 고민해야 해. 기회비용을 생각해서 희소한 자원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 즉 제한된 돈으로 최고의 만족을 얻는 것이 바로 경제의 기본이니까.







과자 1,000원. 물품가액 900원. 부가가치세 100원. 합계 1,000원. 오늘 산 과자 영수증에 쓰인 말들이에요. 그런데 물품가액은 무엇이고 부가가치세는 뭘까요? 과자 한 봉지 값을 왜 둘로 나눈 걸까요? 그리고 이 돈은 각각 어디에 어떻게 쓰일까요?


엄마 : 방금 철수가 세금 100원을 냈구나.


철수 : 제가요? 저는 과자를 샀을 뿐인데요?


엄마 : 물품가액은 물건의 값이야. 부가가치세는 물건에 붙는 세금이고. 그러니까 철수는 과자 값 900원에 세금 100원을 합한 1,000원을 냈어.


철수 : 세금은 세무서에 내는 거 아니에요?


엄마 : 그건 직접세야. 직접세는 소득세나 재산세처럼 세금을 부담하는 사람과 실제로 내는 사람이 같아. 고지서를 받은 사람이 세무서에 내지. 반면 세금을 부담하는 사람과 실제로 내는 사람이 다른 세금을 간접세라고 하는데, 부가가치세가 바로 간접세야. 가게 주인이 부가가치세를 받아서 한꺼번에 세무서에 내는 거지.


철수 : 어린이에게도 세금을 받다니, 충격이에요!


엄마 : 국민이라면 누구나 세금을 낸단다. 나라에서는 세금으로 개인이 하기 힘든 일을 하지. 군대와 경찰을 운영하고, 학교와 도서관을 짓고, 도로도 건설하지. 세금을 안 내면 어떤 일이 생길까?


철수 : 경찰이 사라지고 학교가 없어지고 지하철도 못 타고… 아, 상상만 해도 살기 싫을 것 같아요.


엄마 : 그래. 세금은 나라에 내는 거지만, 실상은 우리의 행복을 위해 내는 돈이란다.


철수 : 과자를 사면 세금도 내고, 저도 행복해지고. 일석이조네요. 엄마, 저 과자 더 사러 가요!







“지금부터 30% 세일합니다. 몇 개 안 남았어요.” 마트 마감 2시간 전, 여기저기서 할인을 외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해요. 닭강정을 먹으려던 차라 서둘러 치킨 코너에 들러 보지만 웬걸, 할인 스티커가 없어요. 다른 식품은 다 할인하는데 왜 닭강정만 없는 걸까요?


철수 : 속상해. 내가 먹고 싶은 것만 할인을 안 해!


엄마 : 그러네. 내일 팔아도 되나 봐. 그게 아니라면 주인이 매몰비용 때문에 가격을 못 내린 걸 수 도 있겠다.


철수 : 매몰비용이 뭐예요?


엄마 : 응. 땅바닥에 파묻어 버린 비용이라는 뜻이야. 한 번 지불하면 되돌릴 수 없는 비용. 본전이랑 비슷한 단어라고 할까? 너도 본전 생각 나서 포기 못 하는 것들이 있지?


철수 :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인형 뽑기 하는 거요. 혹은 재미없는 영화도 끝까지 보고 나오는 거요.


엄마 : 맞아. 이미 들어간 돈이나 노력, 시간이 아까워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계속 매달리게 되지. 그런데 매몰비용은 쿨하게 잊는 게 경제적이라고 경제학자들은 말한단다.


철수 : 정말요?


엄마 : 지금까지 인형 뽑기 많이 했는데 성공한 적이 있니? 만약 매몰비용을 잊고 과감하게 뽑기를 그만했다면 그 돈으로 과자를 몇 개는 더 샀을 텐데? 어떤 결정을 내릴 땐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과 추가적으로 얻을 만족이 무엇인지만 보는 게 좋아. 매몰비용 따윈 잊고 말이야.


철수 : 닭강정집 사장님도 빨리 매몰비용을 잊고 가격을 내려주시면 좋겠다. 1시간만 더 기다려요.


엄마 : 글쎄다. 매몰비용을 잊어야 할 사람은 사장님이 아니라 철수 같은데?






01. 라면이 잘 팔리면 덩달아 잘 팔리는 물건이 있을까요?


- 대표적으로 김치를 꼽을 수 있는데요, 이런 예는 흔하답니다. 우유와 시리얼, 케이크와 파티용품, 커피와 설탕 등등. 한 제품의 소비가 다른 제품의 소비를 증가시킬 때 이를 ‘보완재’라고 하는데 대형 마트는 대개 보완재를 한 곳에 진열해요. 그래야 세트로 많이 팔릴 테니 말이에요!



02. 갑자기 달걀 생산량이 줄어들면 가격은 어떻게 변할까?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 달걀을 사려는 사람에 비해 달걀이 적으면 비싸진답니다. 혹은 달걀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식재료의 판매량이 늘어나게 돼요. 반대의 경우라면 가격은 내려가고, 달걀 판매량이 늘 수 있어요. 밥과 라면, 콜라와 사이다처럼 어떤 물품 대신 소비되는 재화를 ‘대체재’라고 말해요.



03. 편의점은 대형 마트보다 비싼데 왜 사람들은 편의점에 갈까?


- 집에서 가깝고, 심야에도 문을 열고, 언제든 빠르게 살 수 있어서랍니다. 편리함은 편의점의 제일 큰 장점이에요. 대형 마트가 버스를 타야 할 만큼 멀다면 교통비와 시간을 감안할 때 편의점이 더 쌀 수 있어요.



04. 마트는 왜 초특가 할인을 할까? 싸게 팔수록 손해 아닐까?


- 원가 이하, 가격 파괴 등의 수식어가 붙는 초특가 상품은 전단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요. 이런 상품을 미끼상품 혹은 유인상품이라고 불러요. 소비자들이 해당 상품을 사려고 마트에 들르지만 다른 상품도 같이 구입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그러면 결과적으로 마트 전체 매출액은 올라가고 이익이 남게 돼요.



이렇게 마트에 숨어 있는 경제 원리를 소개해드렸는데 어떠셨나요? 때마침 이제 추석이 다가오고 있는데요, 이 시기는 음식과 선물 등을 마련하면서 가정 내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는 시기이기도 해요. 이때 아이들과 함께 장을 보면서 마트에서 상품의 질과 가격, 장점을 비교해보며 다른 물건을 사지 않고, 왜 이 물건을 사야 하는지 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 경제에 대한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시켜주는 것은 어떨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