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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금요일에 떠나요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의 문은희 소장이 말하는 엄마의 잘못된 행동


 

지난여름 출간한 그의 저서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가 국내 대형서점 자녀 양육서 분야 1, 2위를 연일 다투고 있다. 칠순 넘은 여성학자의 이야기가 왜 이토록 엄마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을까.

11월 초순, 어느 늦은 오후 문 소장을 만나러 서울 계동에 있는 연구소를 찾았다. 오래된 한옥을 터로 두고 있는 연구소는 막 상담을 끝내고 집에 갈 채비를 서두르는 엄마들로 분주했다. 자원봉사자들로 꾸려진다는 연구소 곳곳엔 책들이 꽂혀 있고 회원들을 위한 뜨개질 감이 널려 있었다. 향긋한 귤 내음과 찻물 끓이는 소리로 온기 가득한 이곳에서 문 소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힘겨운 엄마들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눈가에 자글자글한 주름과 편안한 미소의 칠순 할머니에게선 어르신의 지혜로움과 학자의 혜안, 친정 엄마의 따뜻한 다독임이 느껴졌다.

소싯적 무의촌 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연세대 의학과에 입학했던 문 소장은 주사 바늘이 무서워 교육학과로 전공을 바꾸었다고 한다. 이후 상담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강단에 섰지만 종교인이며 민족지도자로 평생을 살던 문재린 목사의 딸, 민주화 운동을 펼쳤던 문익환・문동환 목사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강단에서 밀려났다. 그러다 홀연 마흔이 훌쩍 넘어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 무렵 우울증을 주제로 논문을 썼는데, 서구의 심리 이론이 한국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포함 이론’을 정립하게 되었죠.”


포함 이론은 지금의 대한민국 엄마들이 아이 키우며 그토록 안달복달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가 논문을 쓰며 직접 서양 엄마들을 곁에서 관찰해 보니 우리와는 뚜렷하게 다른 특성이 눈에 띄었다. 한국 엄마들이 자녀 문제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자신의 문제와 자녀의 문제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을 때, 서양 엄마들은 비교적 자녀의 문제를 냉철하게 파악하고자 거리를 둘 줄 안다는 것이었다.

자녀를 품고 사는 '포함 행동 단위'에서 벗어나라


서양 엄마들은 자녀를 자신과 다른 독립된 개인으로 보지만, 우리 엄마들은 자녀를 자신의 분신인 냥 마음속에 ‘포함’ 시킨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여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 ‘포함 행동 단위’로 살기 때문에 한국 엄마들은 머리와 마음에 자식을 품는다. 아이 미래를 위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고, 자나 깨나 자식 걱정뿐이다. 아이를 사랑한다면서 잔소리하고, 간섭하고, 부담 주고, 조바심 내다 결국 상처까지 주고 만다. 아이가 엄마 뜻을 행여 거스르기라도 하면 참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루는 도넛 가게에 앉아 약속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한 젊은 엄마와 초등 4학년쯤 돼 보이는 아들이 도넛을 나눠 먹으며 얘기하는 걸 엿듣게 되었죠. 아마도 모자가 밖에 나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나 봐요. 그런데 듣다 보니 대화라기보다는 엄마 혼자 이야기하는 것에 가깝더군요.” 아이는 말없이 뚱한 표정으로 열심히 도넛을 먹고, 어쩌다 아이가 말문이라도 열면 엄마는 들어주기는커녕 가로막았다. 문 소장은 나중에 집에 돌아간 그 엄마가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되었다고 한다.

“요즘 엄마들은 옛날 어머니와 달리 아이와 모든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나누고 있다고 생각하더군요. 오히려 ‘부드럽고 세련된’ 방법으로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지휘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해요.”
문 소장 눈에는 이런 엄마들이 부쩍 많이 보인다고 한다. 엄마가 자신의 아이를 아프게 만드는 장본인이라는 생각은 절대 하지 못할 거란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까. 그녀는 아이가 저마다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이라 말한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처주고 있진 않나요?
                                    문은희 소장의 육아 제언 -아이 아프게 하는 엄마의 잘못된 행동

자녀의 큰 꿈에만 박수쳐 주었는가? 자기만의 길을 가려는 아이에게 박수쳐 주지 않고, 엄마 기준에 맞는 꿈을 강요한다. 래퍼가 되고 싶고 미용사가 되고 싶은 아이의 꿈으 엄마 앞에서 사소한 꿈으로 전락하고 만다.

엄마의 꿈을 자녀의 꿈이라 착각하지 않았나? “김연아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면 저렇게 열심히 하네요” 하고 자랑스러워 하지만, 실은 엄마의 꿈을 자녀의 꿈인 양 내세우며 앞으로 나가라 다그치는 것은 아닌가?

엄마 말 잘 들어야 착하다고 칭찬했는가? 엄마 말 잘 듣고, 선생님 말 잘 듣고, 사회에서 권위자 말을 잘 따르도록 키우는 것이 과연 옳은가?

아이답지 않고 어른스러워야 좋아했는가? 어린아이에게 철없이 굴지 말라 야단치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면 칭찬한다. 그런 엄마를 보며 아이는 ‘어른 마음에 드는 것을 빨리 터득할수록 좋고, 그래야 적어도 야단맞지 않는다’ 생각한다.

엄마 취향과 같은 것을 고를 때만 허용했는가?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는데, 엄마는 자녀가 나와 같을 거라고 믿는다. 같아지라고 억지를 부리면 아이는 엄마와 같은 척할 수 밖에 없다.

슬픔, 고통을 공감하기 보다 해결해 주려고만 했는가? 자녀와 자신을 구분하지 않고 포함하고 있는 마는 자기 마음 다스리듯 아이 마음도 신속하게 누리고 해결하려 한다.

“너는 내 전부다”라고 부담 주지 않았나? 자식에게 모든걸 바치는 엄마의 모습은 위대해 보이지만, 그 희생 앞에서 아이는 엄마를 위해 모범생이 되고, 엄마의 보람이 되려고 애쓰다 병이난다.

실패가 두려워 미리 지적하고 잔소리하지 않았나? 아이 미래를 걱정해서 하는 잔소리도 아이에게 “엄마가 널 어떻게 믿어?” 라는 의심의 소리로만 들린다.

아이와 마음을 나눈다고 엄마 생각을 여과 없이 쏟아내진 않았나? 엄마는 아이 앞에서 자신의 힘든 일을 토로하고 괴로워하는 모습도 감추지 않는다. 자식이니깐 그래도 괜찮다고 여긴다.

자만하지 말라고 남들 앞에서 깍아내리지 않았나? 자식 자랑을 부끄럽게 여기는 문화 탓에, 혹은 아이가 자만할까봐 남 앞에서 깍아내리는 말을 하곤 한다.

아이가 조용히 책을 읽고 있으면 안심했는가? 아이가 친구들과 뛰어놀기 보다 책 읽는 걸 즐기면 엄마는 칭찬하지만, 아이가 책 두로 숨어 버리면 엄마는 아이 표정을 읽을 수 없다.

아이 자신보다 아이를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가? 내 속으로 낳은 아이를 계속 마음과 머리에 포함하고 있는 엄마는 “엄마가 너보다 너를 잘 아다”고 말하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오지 않으면 배신을 당하 듯 괴로워한다.

전문가나 책에서 시키는 대로 하려 했는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자녀교육 서적을 찾아 읽으면 저자가 말한 발달 단계에 맞추려 하고, 거기에 미치지 못하면 안달을 한다.

아이를 울리지 않으려고만 노력했는가? 아이를 울리지 말아야 한다는데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무서운 얼굴로 아이를 꼼짝 못하게 만들어 울음을 둑 그치게 한다.

체벌 않고 다그치지 않으니 괜찮다 생각했는가? 엄마의 실망하는 표정도 아이에게 체벌이나 언어폭력처럼 굉장한 위력으로 다가온다.



내일을 여는 엄마 Ms. coach(미즈코치)



* 위 글은 대교 '미즈코치'12월호 에 소개 된 글 중 일부를 발췌한 글입니다. 전문을 읽어 보고 싶으신 분은 대교 홈페이지에 방문하셔서 웹진을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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