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우수하고 과학적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왔지만 막상 자랑하려면 논리와 정보가 부족할 때가 많은데요. 10 9일 한글날을 맞이해, 한글을 좀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그 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한글에 관한 비밀과 그 우수성에 대해 알아볼게요










한글은 하루아침에 배울 수 있는 문자라는 뜻으로 모닝 레터(Morning Letter)라는 별명을 얻었는데요, 이는 한글이 소리와 문자가 일대일로 대응하는 문자이기 때문입니다. 영어 알파벳은 글자 a 하나에 ㅏ, , , ㅐ 등 여러 가지 소리가 나며, c도 ㅊ, , ㅋ 등 여러 소리가 날 수 있지만, 한글은 한 글자당 한 가지 소리만 나기 때문에 글자가 의미하는 음가만 알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지요.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한 임금으로 존경 받지만, 한글 창제 당시에는 중국을 받들고 중국의 글자를 빌려 쓰는 것이 당연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거센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세종대왕은 신하들 몰래 한글을 연구하고, 한글이 만들어진 다음에도 한동안 가까운 신하들에게만 그 사실을 알렸는데요집현전 학자 가운데에는 최항, 박팽년, 신숙주, 성삼문 등 한글 창제에 찬성한 학자도 많았지만 반대한 학자도 많았다고 합니다.





지구상에는 한국어, 일본어 등 말의 종류가 6,000여 가지에 이르지만 말소리를 적을 수 있는 글자는 겨 60여 종이며, 글자가 없는 말도 많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작은 섬에 사는 찌아찌아족도 말은 있으나 글은 없는 부족이었는데요, 찌아찌아족은 2010년경 한글을 부족의 문자로 받아들여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말하자면 한글이 다른 나라에수출된 것인데요, 이는 다른 글로는 찌아찌아족의 다양한 말소리를 모두 표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한글은 온갖 소리를 정확하게 적을 수 있는 소리문자입니다.





한글은 소리 나는 대로 표현할 수 있는소리문자이자 한 음절에 한 글자인 일본 글자와 구분되는음소문자인데요, 음소문자란 한 음절을 자음과 모음이라는 음소로 구분해 쓰는 문자로, 알파벳과 한글이 대표 음소문자입니다. 한글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음소문자의 발전 형태인자질문자인데요, 이는 글자의 모양이 글자가 담은 소리의 자질과 특질을 보여준다는 뜻입니다.





《훈민정음해례본》에는 분명히 ‘나라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통하지 아니하여서내가 이것을 가엾게 생각하여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라고 쓰여 있지만, 지금 우리가 쓰는 글자는 자음 14자와 모음 10, 모두 24자뿐인데요,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는 쓰이다가 점차 없어진 글자로 ㆆ(여린 히읗), (옛이응), (반시옷), (아래아)가 있습니다.





세종대왕이 처음 한글을 만들 때 훈민정음이라고 이름 지었으나 한글이 늘 이런 이름으로 불린 것은 아닌데요, 당시에 불린 이름으로 ‘언문’이란 이름도 있습니다. 언문은 백성이 쓰는 쉬운 글자라는 뜻으로 그 외에도 정음, 반절, 언서, 언자, 국문 등의 이름도 한글을 가리키는 다른 이름입니다. 훈민정음이 한글이라는 새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10년 무렵인데요, 우리말 문법의 뼈대를 세운 한글학자 주시경이 지은 이름으로오직 하나의 큰 글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왕자와 공주의 도움을 받은 일화가 소개돼 있는데요, 딸 정의공주는이나과 비슷한 혓소리지만 소리 나는 위치가 달라반혓소리로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발견해 큰 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둘째 아들인 세조도 수양대군 시절에 돌아가신 어머니 소헌왕후를 기리는 내용의 책 《석보상절》을 한글로 지어 소개했는데요, 왕실 가족도 학자들처럼 한글을 제대로 알았고, 창제 과정에 참여했으리라는 짐작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1507년 연산군이 폭정을 일삼자 누군가가 연산군을 욕하는 글을 한글로 적어 이곳저곳에 붙여두었는데, 이를 보고받은 연산군은 크게 노해 의정부와 의금부 관리를 불러 앞으로 한글을 가르치지 말 것이며, 이미 배운 자도 쓰지 못하게 하라고 명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연산군의 아버지인 성종 시대에 한글이얼마나 널리 보급되었는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중전이나 대비 같은 왕실 최고위층 여성들이 한글 교지를 내리는 등 한글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많은데요, 왕실 여성이야말로 한글이 널리 퍼지게 한 일등공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선조의 계비 인목왕후는 직접 한글로 된 문서를 승정원에 내렸으며, 왕실의 남성 대신들은 이에 대한 답장을 한글로 써서 전했는데요, 그러나 왕실에서 여성만 한글을 쓴 것은 아닙니다. 임금도 사적인 편지는 한글로 쓰는 일이 많았으며 임금이 백성에게 내리는 글 중에도 한글이 있었기 때문에 한글은 성별 구분 없이 왕실 최고위층에게 두루 사용된 글자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인 호머 헐버트(Homer Hulbert)는 한국인보다 더 한글을 사랑한 사람으로 꼽히는데요, 그는 조선 최초의 근대식 국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에서 영어와 세계지리를 가르치며 한글을 접한 후, 과학적인 한글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한국인들을 안타깝게 여겨 《사민필지》라는 한글 교과서를 펴냈습니다. 또한 AP통신과 〈타임〉지 등의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쓴 기사에서 여러 번 한글의 우수성을 알렸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한자 대신 배우기 쉬운 한글을 나라의 글자로 사용하는 것이 어떠냐고 중국 정부에 제안했으며, 한글학자 주시경에게는 한글 띄어쓰기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옛날 한글에는 띄어쓰기가 없었다).










한글은 인류가 사용하는 문자들 중에서 창제자와 창제년도가 명확히 밝혀진 몇 안 되는 문자인데요, 한글은 그 창제 정신이 '자주, 애민, 실용'에 있다는 점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창제 정신과 더불어 한글의 우수성은 그과학성체계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글자를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는 점에서 한글은 매우 과학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은 입술의 모양, ‘은 목구멍 모양, ‘은 이빨 모양에서 본뜨고, ‘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 ‘은 혀가 윗잇몸에 닿는 모양을 본떠 만들었습니다.


또한, 한글이 체계적이라는 것은 자모를 따로따로 만들지 않고 기본 글자를 먼저 만들고 나머지는 그것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점인데요, 즉 기본자인 ㄱ에 획을 더해 ㅋ을 만드는 식으로 모음의 경우도하늘, , 사람을 형상화한, , 를 기본 글자로 하고, 나머지는 기본자에 획을 하나씩 더하거나 조합해서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다가오는 한글날을 맞아 우리가 알지 못했던 한글에 관한 비밀과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한글은 이처럼 과학적 원리에 따라 체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언어입니다. 1년에 단 하루 한글날만이라도 우리글 한글의 우수성과 장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자부심과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by 대교 2016. 10. 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