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oo’에서 ‘갑질’까지 지금 우리 사회를 흔들고 있는 이슈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바로 가해자가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는 점이에요. 이제는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돈을 많이 벌어도 상대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면 인정을 받을 수 없는 사회가 되었어요. 그렇다면 지금 우리 아이는 ‘공감하는 사람’으로 자라고 있을까요? 오늘은 공감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게요.






사회가 삭막해질수록 인간의 공감능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대부분의 사건이 상대의 아픔을 내 아픔처럼 공감하지 못해서 일어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에요. 때문에 이제는 ‘공감능력’도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하는 덕목이 되었답니다.




세계 경제학자이자 문명비평가인 제레미 리프킨 교수는 저서 「공감의 시대」에서 인간이 세계를 지배하는 종이 된 것은 뛰어난 공감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인간을 가리켜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icus), 공감하는 인간’이라고 명명했어요. 리프킨 교수에 따르면 '인간은 다른 사람의 감정과 상황을 느끼고 이해함으로써 관계를 넓히고, 이를 통해 다수에게 효율적이고 이로운 시스템을 만들어가며 문명의 발전을 거듭해왔다'는 것이에요.




인간의 공감능력은 신경세포의 일종인 거울뉴런에서 시작된답니다. 거울뉴런은 주변 사람이 한 행동을 무의식 중에 따라 하게 만드는 신경으로, 한 사람이 의자를 당겨 앉으면 앞사람도 당겨 앉고, 한 사람이 물을 마시면 옆 사람도 갑자기 목이 마른 것이 바로 거울뉴런 때문이에요. 거울뉴런은 인간에게 모두 있지만 활성화하는 것은 인간관계, 특히 부모와의 관계랍니다. 아이는 부모와의 눈맞춤, 자신의 울음에 대한 부모의 반응 등을 통해 거울뉴런을 활성화하고 점차 부모의 감정을 공감하게 돼요. 이후 아이의 인간관계가 점차 확대되며, 거울 뉴런 역시 발달하고, 아이는 점차 타인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호모 엠파티쿠스’로 자라게 되는 것이에요.




최근 공감교육이 주목을 받는 것은 상대의 마음을 공감하지 못한 사람들로 인해 일어나는 여러 사건 때문이에요. 전문가들은 공감능력이 단순히 사회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수준을 넘어, 성공의 열쇠가 된다고 말하고 있어요. 어차피 미래에는 논리적이거나 육체적인 노동은 AI와 로봇이 담당하게 되고, 인간의 일은 타인과의 교감에 바탕을 둔 감성 영역에 집중될 것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런 사회적 필요성과 반대로 우리 아이들의 거울뉴런은 발달 기회가 점점 줄고 있어요. 핵가족화와 미디어의 발달, 학업 시간 증가로 인한 놀이 시간 축소 등이 주요 원인인데요. 예전에는 관계 속에서 저절로 배우던 ‘공감’에 ‘교육’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된 이유랍니다.




이제 ‘공감’은 사회성 발달은 물론 리더십과 창의성에 꼭 필요한 덕목이 되었어요. 하지만 어느 학원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스펙’이라 할 수 있는데요. 과거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관계 맺기의 빈칸은 결국 부모의 꼼꼼한 가르침으로 메울 수밖에 없답니다. 다행히 공감교육은 그리 복잡하지 않아요. 전문가들은 몇 가지 기본 원칙만 알아도 절반은 성공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단순하고 지킬 수 있는 작은 방법부터 시작해 아이의 공감능력을 조금씩, 꾸준히 키워보세요.





“아이의 공감능력, 부모하기 나름입니다”






우리 아이의 공감능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공감육아」, 「부모의 공감교육이 아이의 뇌를 춤추게 한다」 등의 저서로 유명한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 권수영 교수를 만나 그 궁금증을 물어볼게요.





최근 사회 곳곳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갑질 사태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가정교육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어요.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 권수영 교수는 가정에서부터 공감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어요.



“공감교육은 그 어느 곳보다 가정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엄마, 아빠에게서 감정을 존중받은 아이는 저절로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상대방의 감정도 잘 아는 아이로 자라거든요. 그 동안 공감교육의 3가지 원칙인 주목, 인정, 칭찬을 꾸준히 강조해온 것도 모두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권수영 교수가 말하는 공감교육의 첫 번째 원칙은 주목이에요. 주목은 유아기에 부모가 아이를 쳐다봐주는 것을 의미해요. 그 시기 부모가 아이와 눈을 맞추는 것만으로 아이는 불안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답니다. 두 번째 원칙인 인정은 부모가 아이 말에 끄덕이고 동의하는 것, 마지막 원칙인 칭찬은 아이 말을 인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이의 존재 자체를 높이는 것이에요.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부모 중에는 아이의 공감능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걱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이에 전문가들은 부모가 아이에게 공감능력을 연습할 충분한 경험을 제공하지 않으면 아이의 공감능력이 무뎌지게 마련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관계에서 무조건적 수용을 받아본 적 없는 사람이 상담을 받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초기 양육 과정에서 경험한 것을 그대로 재현해요. 어린 시절 부모가 자신을 무조건 수용해주는 양육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는 학교에 가서 ‘부모에 게도 사랑을 못 받고 자랐는데 선생님이 날 좋아할 리 없잖아’라며 선생님 눈치를 보죠. 주로 그런 아이가 상담사를 찾아오는데 그러면 상담사는 무조건 수용해줍니다. 경청하고 공감하고 ‘네 말이 맞다’고 이야기하죠. 그 아이의 한 번도 받아들여지지 못한 초기 경험을 활성화하는 거예요. 그래야 아이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자신감 있게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미 떨어진 아이의 공감능력을 다시 회복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권수영 교수는 부모가 공감교육을 잘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어요.



“공감교육은 윤리교육과 다릅니다. 아이가 왕따 당하는 친구를 돕지 않는다고 예를 들어볼게요. 부모는 아이의 공감능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아이를 이해하기보다 ‘그렇게 하면 안 돼’,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야 해’, ‘친구를 따돌리면 안 돼’ 하고 지시하고 교정하려 듭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아이의 느낌을 부모가 느껴보는 거예요. ‘아이가 왕따 당하는 친구를 왜 못 도와줬을까’ 하고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왕따 당하는 친구를 도우면 다른 친구들이 자신까지 따돌릴 수 있으니까 불안해서 그런 거예요. 부모라면 아이의 불안을 공감하는 것이 먼저죠.”



아이의 불안을 공감한 부모라면 다음 단계로 자녀에게 ‘왕따 당하는 친구는 어떨까? 그 아이는 친구가 한 명도 없는데 얼마나 외로울까?’ 하고 조심스레 이야기해보세요. 그러면 아이가 ‘나라도 그 왕따 당하는 아이의 손을 한 번 잡아줘야겠다.’ 하고 느끼게 될 거예요.



세상의 모든 부모는 아이와 공감하고 소통하기를 원해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은데요, 그렇다고 절망하거나 포기할 수는 없죠. 권수영 교수는 한 가지씩 시도하라고 조언해요. 처음에는 어렵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나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에요. 



“부모가 아이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하지 마’, ‘안 돼’입니다. 이 말이 나오려 할 때 잠깐 멈추세요. ‘안 돼’라고 하는 건 부모가 아이의 욕구를 막는 거예요. 대신 ‘아, OO하려고 하는 거구나’ 하고 아이의 욕구를 그대로 인정해줍니다. 그러고 나서 그 행동을 하면 위험하다는 것을 이야기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아이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의 느낌을 읽어줘야 합니다. ‘많이 속상하지, 우리 아들(딸). 정말 속상하겠다’ 하고요.” 



권수영 교수는 평상시 아이와 대화하는 내용을 녹음하는 것도 유용하다고 전했어요. 이 방법이야말로 부모가 공감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필 수 있는 척도나 다름없는데요, 방법은 간단해요. 부모가 휴대전화로 아이와 대화하는 내용을 녹음해 들으면서 감정에 대한 단어가 얼마나 나오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만일 부모가 아이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찾아내 공감하고, 그 감정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조율하면 공감교육을 잘한다고 볼 수 있어요.



“감정과 관련한 다양한 표현을 익히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감정을 자세하게 파악하려면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하거든요. 아이들이 자주 하는 말 중에 ‘짜증난다’가 있잖아요. 짜증난다의 다른 표현은 열받다, 쓰라리다, 넌더리 나다, 얄밉다, 못마땅하다, 불쾌하다, 불만스럽다, 찝찝하다, 약오르다, 분하다, 속상하다 등입니다. 감정을 나타내는 대표 단어의 다양한 표현을 프린트해서 냉장고에 붙여놓고 자주 보세요. 그러면 다양한 표현이 눈에 익어 아이와 대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말미 권수영 교수는 상담코칭학과 교수가 아닌 대학생 딸과 고등학생 아들을 둔 육아 선배로서 후배 부모들에게 값진 조언을 건넸어요.



“부모는 계속해서 배워야 합니다. 완벽하려 하지 말고 조금씩 나아지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부모도 실수할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 실수했을 때 ‘아빠(엄마)가 미안해. 좀 더 잘했어야 하는데. 용서해줄래?’ 하고 아이에게 용서를 구하는 부모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도 아이들에게 실수 참 많이 한답니다. 요즘에는 조금 줄긴 했지만요(웃음).”








아이에게 공감능력을 가르치려면 부모가 먼저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그럼 지금부터 일상생활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공감교육 노하우 7가지를 소개할게요.




역할놀이는 아이가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타인의 감정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아이가 엄마 역할을, 엄마가 아이 역할을 맡아 놀이를 해보면 아이는 엄마가 느꼈을 화가 나고 당혹스러운 감정을 비슷하게 느낄 수 있고, 엄마 역시 부당하고 억울한 아이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요. 이처럼 역할놀이를 통해 다양한 상황을 접하면, 아이 스스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해하면서 공감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답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아이들은 자기가 경험한 대로 다른 사람을 대한답니다. 아이의 공감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우선 부모가 스스로의 말과 행동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동생과 의견이 다른데 자기 생각을 계속 고집하는 아이에게 “넌 늘 네 생각만 하지?”와 같이 부정적인 말을 자주 하면 상대방에 대한 공감은커녕 비아냥거리는 말투가 습관이 될 수 있어요. 반면에 “OO가 이걸 고르고 싶었구나. 그럼 이번엔 OO 의견대로 하고 다음엔 동생 의견대로 해주자!”처럼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아이는 부모가 했던 것처럼 다른 사람을 너그럽게 대할 수 있을 거예요.





공감능력은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에요. 공감능력이 발휘되는 상황은 여러 가지인데, 특히 자신과 같은 상황인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의 마음을 훨씬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한답니다. 따라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를 마련해주면, 아이는 친구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면서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어요. 요즘 아이들은 학업 때문에 놀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요. 아이의 일과시간표를 확인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을 마련해보세요. 이때 무작정 놀라고 풀어놓기보다 친구들과 놀 거리를 제안해보는 것이 좋답니다.





아이와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것은 공통의 관심사를 만든다는 의미가 커요. 예를 들어, 부모가 ‘야구’를 좋아한다면 아이와 야구장에 가거나 캐치볼을 하는 등 야구 관련 활동을 함께 해보세요. 취미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함께 시청하기’처럼 일상생활에서 공유할 만한 활동이면 충분해요.


아이가 공통의 취미에 흥미를 갖는다면 그와 관련된 활동을 자주 함으로써 아이와 더욱 친해질 수 있고, 이야기 나눌 기회도 많아진답니다. 공통 관심사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고, 말이 통하는 부모가 될 수 있어요. 때문에 다른 소재로 이야기할 때도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답니다. 또 아이가 사춘기가 되고, 나이가 들어서도 부모와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해져요.





반려동물을 키우면 깨끗이 씻겨주고, 때맞춰 먹이를 주고, 아플 때 보살펴주는 등 끊임없이 돌봐야 해요. 반려동물을 보살피면서 아이는 자연스럽게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약한 자를 돕는 배려심을 알아갈 수 있어요. 만약 아이가 반려동물을 생명체로 인지하지 못하고 장난감 다루듯이 막 대한다면, “OO이 머리카락을 이렇게 당기면 어때? 아프겠지? 마찬가지로 강아지 꼬리를 이렇게 당기면 아플 거야.”라고 반려동물의 심정을 부모가 대신 표현해주세요. 아이는 반려동물의 입장을 생각해보고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답니다.





아이에게 공감능력을 가르치려면 부모가 먼저 아이에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해요. 아이와 대화할 때는 말하기보다 ‘듣는’ 것을 목표로 해보세요. 아이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일단 끝까지 들어주는 ‘강한’ 인내가 필요해요. 아이의 이야기 끝에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공감하는 말을 덧붙여 주는 것도 좋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표정이나 몸짓을 통해 공감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에요.


아이에게 말하고 싶었던 부모의 의견은 우선 아이의 말에 공감한 다음 전하세요. 처음부터 말하면 잔소리로 받아들여 반항하기 쉬운 내용도 마음을 공감한 후에 전하면 진중한 조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답니다.



공감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대화랍니다. 대화는 말만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의견까지 서로 주고받는 것이에요. 하지만 부모와 자녀의 대화 중에는 무늬만 대화인 경우도 적지 않은데요. 예를 들면 “엄마, 오늘 예은이랑 병원 놀이를 했는데, 걔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라고 말했는데 부모가 “예은이가 같은 반 친구니? 예은이랑 친해?”라며 아이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화제를 전환하는 식이에요. 이런 경우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점차 공감하는 대화를 시도하지 않게 된답니다. “그랬어? 예은이랑 병원 놀이 하는 건 재미있었니? 예은이가 뭐라고 했는데?” 하며 최대한 아이가 의도하는 대로 대화를 진행해야,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대화의 파트너로 받아들인다 생각해요. 이런 대화 방식에 익숙해져야 자신도 타인과 존중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





이렇게 공감교육의 중요성과 그 방법을 소개해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아이에게 공감교육을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요.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고 집중해서 듣고, 공감하며 부모와 아이 사이의 공통된 관심사를 찾아내는 것에서부터 공감교육이 시작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우리 아이가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나아가 이타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부터 공감교육에 힘써주시길 바라요. ^^


by 대교 2018. 6. 7.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