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금요일에 떠나요

드라마로 다시 태어난 『해를 품은 달』


최근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으로 출간되어 사람들에게 이미 재미를 검증 받은 것은 물론, 탄탄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는 소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는 제작단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다. 《해를 품은 달》 역시 제작 단계부터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2010년에 방영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과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쓴 정은궐 작가의 소설 『해를 품은 달』이 드라마화된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해를 품은 달』 가상 캐스팅'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왔다. ‘가상 캐스팅’은 소설 속 등장인물을 가상으로 캐스팅 하는 것을 뜻하는데,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길 바라는 소설의 등장인물들과 어울리는 배우를 독자들이 직접 선정하여, 포털 사이트에 올리는 일이 많았다.

『해를 품은 달』 도 가상 캐스팅에 여러 명의 배우들이 거론되었는데, 어떤 배우가 《해를 품은 달》의 주연이 될지 기대하는 독자들이 많았다. 그리고 한가인, 정일우, 김수현이 《해를 품은 달》의 주연으로 최종 낙점되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드라마의 방영일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젊은 층에게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 하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었지만, 기존에 사극에 출연한 경험이 없는 주연 배우들의 첫 사극 도전이라서 더욱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2012년 1월 4일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방송이 시작되면서 원작 소설 『해를 품은 달』을 읽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 또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방영 소식을 듣고, 궁금한 마음에 원작 소설을 읽게 되었다.




소설 『해를 품은 달』은 조선 시대 가상의 왕 이훤과 액받이 무녀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역사 로맨스 소설이다. 23살 젊은 왕 이훤은 어린 시절 연을 맺은 연우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방황하게 된다. 마음 붙일 곳이 없던 이훤은 자신의 호위 무사 김제운과 함께 궁궐 밖으로 나가게 된다. 그리고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하려 방문한 집에서 자신이 과거 사랑했던 연우와 닮은 무녀를 만나게 되면서, 실타래처럼 엉켜 버린 운명과 비밀스러운 과거가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왕의 운명으로 태어난 이훤과 그의 권력을 탐하는 자들의 음모. 그리고 그 음모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한 남자와 그 남자 곁을 맴돌 수 밖에 없는 기구한 운명을 가진 한 여자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이 소설에서 연우와 이훤은 서로의 얼굴을 모르는 상태에서 사랑을 키워가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그래서 서로를 향한 애틋한 감정이 소설에 잘 베어 있어서 읽는 동안 몰입하면서 읽게 되었는데,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이 방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들의 애틋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다. 하지만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는 궁궐 밖으로 몰래 나가기 위해 월담을 한 세자 이훤과 연우가 우연히 만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된다. 두 주인공이 서로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사랑을 키워가는 소설 『해를 품은 달』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셈이다. 그리고 드라마는 소설 속의 이훤과 연우의 애틋함을 보여주기 보다 그들이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담아내는 쪽을 선택했다.


또한 소설 속에서 비중이 적었던 인물들이 드라마에서는 극적인 긴장감을 고조 시켜주는 역할을 해 줄 예정이다. 특히 소설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한 훤의 배다른 형 양명군이 드라마에서는 비중이 훨씬 커져 중요한 인물로 나오는데, 왕위 계승 서열 1순위의 왕자였지만, 이훤의 그늘에 가려져 제 빛을 보지 못한 양명군의 슬픈 사연, 그리고 이훤과 같은 여자를 좋아하면서 겪게 되는 갈등이 드라마에서 어떤 극적인 긴장감을 이끌어낼지 궁금하다. 이외에도 외척 세력인 대왕대비 윤씨 또한 소설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외척 세력을 대표하는 주요 인물로 그려질 예정이라 왕의 권력을 탐내는 외척 세력들과 왕 이훤의 대결을 어떤 식으로 그려낼지 기대된다. 소설에서는 진중한 충신 역할을 한 차내관이 드라마에서는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하는 희화적인 인물로 설정되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드라마의 밝은 분위기를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원작 소설에서 크게 다루지 못한 등장인물들이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원작 소설과 다른 재미를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지금까지 아역들의 이야기가 담긴 4회가 방영되었고, 6회부터는 성인으로 성장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진행 될 예정이다. 방영 된지 2주째지만, 벌써부터 원작의 탄탄한 구성과 아역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력 때문에 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소설을 드라마로 만드는 과정에서 원작 소설과 다른 방향으로 각색되기도 한다. 그래서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를 보면 원작 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원작 소설 『해를 품은 달』을 읽어보는 것을 어떨까? 드라마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 글은 대교 리브로 웹진 부커스에 소개 된  안나님<na_ahn@daekyo.co.kr>의 글입니다.
   리브로 웹진 부커스에서는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연재 작품과 재미있고 다양한 책 소식들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리브로 웹진 : http://www.libro.co.kr/Main/Webzine.aspx
원문 바로가기
: http://www.libro.co.kr/Webzine/WebzineContent.aspx?wzcode=0201&aid=159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