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법, 폐지해야 할까?
최근 소년법 폐지 목소리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어요. 인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중학생을 집단 폭행해 추락 사망에 이르게 한 10대들이 구속되면서 소년법 개정 요구가 또다시 빗발치고 있어요. 오늘은 이슈의 쟁점에 놓인 소년법 폐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살펴보도록 할게요.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의 가해자가 사망한 피해자의 옷을 입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해자를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어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 관악산 집단폭행 사건, 인천 여중생 집단강간 사건 등 잇달아 발생하는 강력 소년범죄에서 가해 소년들은 소년법의 보호를 받아 처벌이 미약하다는 지적이에요.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 6월까지 강력범죄로 입건된 14~18세 미성년자는 모두 1만3,932명에 달한다고 해요. 유형별로는 성폭력 1만920명(78.4%), 강도 2,172명(15.6%), 방화 727명(5.2%), 살인 113명(0.8%) 순으로 집계됐어요. 또, 범죄를 저지른 소년 3명 중 1명은 다시 강력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게다가 최근 5년 동안 강력범죄 소년의 재범률은 평균 33%인데, 유형별로 살펴보면 강도 63.7%, 성폭력 27.3%, 살인 26.5%, 방화 25.2% 등이에요.
혹자는 재범률이 높은 이유를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어요. 청소년 범죄는 일반 범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이 있고, 10대들의 철없는 행동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 청소년이라고 무조건 보호하기보다 강력한 처벌로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에요. 한편, 한쪽에서는 잔혹 범죄는 일부 청소년에게만 해당하며, 청소년 시기는 처벌보다 교화가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요. 극단적 범죄에 맞춰 법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낙인 효과를 방지하고 교화 가능성에 중점을 둔 소년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이에요.
14살 청소년이 살인 같은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도 최대 20년형을 받으므로 30대가 되면 다시 사회로 나오게 되는데요. 당시의 가벼운 처벌로 인해 범죄를 두려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범죄를 쉽게 저지르고 재범 위험성도 높아요.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보호법을 악용하는 잔인무도한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어요. 청소년보호법의 본래 취지와 다르게 청소년이 자신이 미성년자인 것을 악용해 성인보다 더 잔인무도한 행동을 일삼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요.
청소년을 제대로 교화하려면 처벌을 강화해야 해요. 최근 청소년 범죄는 성인 범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잔인할 뿐만 아니라 치밀하고 계획적이며, 피해자를 조롱하고 수치와 고통을 주며 고문하는 것을 즐기는 성향을 보이고 있어요. 어리다고 선처하는 것은 청소년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에요.
청소년 범죄의 처벌 수위를 높인다고 청소년 범죄가 줄어들지는 미지수예요. 청소년은 지금 당장 저지른 일로 5년, 10년 뒤 미래가 어떻게 될지 추론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처벌 수위를 높인다고 해서 범죄율이 줄지는 않을 거예요.
청소년 범죄의 95%는 교화 가능해요. 폭력사건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해 소년법을 없애면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소년·소녀나, 선도 가능한 비행 청소년이 10대 때부터 전과를 안고 살아가게 돼요. 소년범 중 5%만 중범죄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생계형 범죄나 가벼운 범죄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돼요.
청소년 범죄 해결의 열쇠는 예방과 교화에 있어요. 청소년 범죄가 날로 심각해지는 이유는 가정이 인성교육을 담당하지 못하고, 학교도 입시를 위한 기관으로 전락해 청소년의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사회적 책임이 커요. 현행법으로 대처하기보다 교육으로 예방해야 해요.
+ PLUS 청소년보호법과 소년법 바로 알기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을 유해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 법이에요. ‘청소년에게 유해한 매체물과 약물 등이 유통되는 것과 청소년이 유해한 업소에 출입하는 것 등을 규제하고, 폭력·학대 등 청소년 유해 행위를 포함한 각종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구제함으로써 청소년이 건전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에요.
소년법은? 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해 성인과 다른 기준으로 다루게 한 법이에요.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에 대하여 그 환경의 조정과 성행의 교정에 관한 보호처분을 행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행함으로써 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기함을 목적으로 하여 제정된 법률’이에요. 만 18세 미만 소년범에게 최대 형량을 제한하는 소년법 특례규정을 적용하고 있어요. 때문에 사형이나 무기형에 해당하는 중범죄를 지어도 최고 형량이 15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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