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교육

만화학습서로 독서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대교 2019. 1. 2. 10:23




아이에게 독서 지도를 하다 보면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를 이렇게 지도해도 괜찮은 건가? 의구심이 들 때가 생겨요. '만화학습서'만 보게 하는 것도 괜찮은 걸까? 라는 의구심이 대표적인 것 중 하나인데요. 책을 워낙 읽기 싫어하는 아이를 위해, 책과 조금이라도 친해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만화학습서라도 읽게 해야지 생각하신 부모님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가 책을 읽긴 하지만, 이제는 만화 형식이 아닌 것들은 읽지 않으려 들어 이대로 만화학습서만 읽게 해도 괜찮은 걸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오늘은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해요.







만화학습서는 재미있는 그림과 의태어, 의성어 중심의 표현 방법, 아이의 흥미를 끌 만한 스토리텔링 등을 접목해 학습적인 개념을 풀어낸 책을 의미해요. 요즘 출간되는 만화학습서는 실제 전공자들이 쓰거나 감수하여 학습 효과가 강해졌기 때문에, 책과 친해지는 과정에서 활용하기 좋아요.


게다가 읽기 쉽고,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기 때문에 강요하지 않아도 아이가 재미있게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답니다. 또, 그림화시킨 내용을 반복해서 읽다 보면 내용을 어느새 암기하게 되고,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어요.








하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아이가 만화학습서만 읽는다면 오히려 독서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요. 읽기 능력은 그 내용이 무엇이든 '글을 읽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성장한답니다. 그런데 만화학습서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다 보니 '읽고 이해하는 과정'을 대폭 생략해버려요. 글이 아닌 그림을 통해 논리를 전개하기 때문이에요. 때문에 처음에는 문장 하나하나를 읽지 않아도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답니다.




아이들의 학습만화를 한 번 살펴보세요. 말 주머니 속에 있는 글을 읽다 보면 모르는 단어를 만나게 되기 마련인데요, 텍스트 위주의 책이라면 해당 내용이 무엇인지 글과 글 사이의 맥락을 파악하며 추론해나가거나 정 모르는 경우 사전이나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확인해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만화를 읽게 되면 문장을 꼼꼼하게 읽기보다는 그림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림을 통해 어느 정도 유추할 수는 있지만 단어가 지니는 의미를 문장 속에서 제대로 추론하지 못한 채 다음 장면으로 쉽게 눈이 옮겨가요. 때문에 아무리 학습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만화를 반복적으로 읽는 것만으로는 어휘와 독해력은 늘지 않는답니다.


물론 만화학습서들은 중간중간 설명하는 장문의 글이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글을 읽지 않아요. 아니 읽을 수가 없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 같은데요. 그림을 중심으로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 아이는 다음 장면의 그림을 보기 위해 장을 넘기기 바쁘기 때문에 한가하게 설명문을 읽을 여유가 없는 것이에요.


아이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언어 수준이 가파르게 성장해요. 초등학교 저학년 교과서를 살펴보면 1학년과 2학년, 3학년 교과서의 언어 수준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이렇게 학년별 언어 수준은 가파르게 상승하는데 만화학습서만을 탐독한다면 아이의 읽기 능력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초등 4~5학년이 되면 아이는 자기 또래 교과서는 물론 이야기책조차 읽고 이해하기 힘들어질 수 있어요. 







아이가 글자책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단기적인 처방으로 만화학습서만 탐독한다면 어휘가 확장되지 않고, 추론능력이 발달하지 않아 장기적으로 독서 능력이 점점 떨어질 수 있어요. 이는 곧, 책을 더욱 멀리하게 되고 중고등학교 교과 과정에서도 문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학습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따라서 만화학습서는 어디까지나 학습의 1단계 정도만을 보조하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활용해주셔야 해요. 아이가 이미 한두 번 이상을 본 만화학습서는 정리하시고, 그 자리를 똑같은 내용의 글자책으로 채워 주세요. 만약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책보다는 아이의 연령보다 약간 쉬운 책을 읽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초등학교 3~4학년이라면 1, 2학년 수준에서 읽을 수 있을 만한 책을 골라주는 거예요.


이렇게 쉬운 책을 읽다 보면 점점 어휘가 늘어나고, 책을 읽는 것에 대해 자신감이 생기면서 금방 자기 학년에 맞는 책을 읽을 수 있어요. 


만화를 읽은 뒤 독후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별자리에 대한 만화학습서를 읽었다면 이와 관련된 글자책을 읽게 하는 것과 동시에 실제로 천문대 견학을 가서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찰해보는 거죠. 또, 역사 학습만화를 읽은 뒤 등장인물의 관계를 부모님과 아이가 그림이나 표로 정리해보는 등의 독후 활동을 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정리해보자면 두 번 이상 읽은 만화학습서는 아이의 눈에 보이지 않게 정리해두고, 만화를 읽은 후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독후활동으로 아이의 창의성과 사고력을 자극시켜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러한 활동을 병행하며 쉬운 글감의 책을 읽게 하면 아이도 차츰 일반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습관을 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만화학습서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이를 활용한 독서교육 방법을 소개해드렸는데 잘 살펴보셨나요? 여기서 주의할 점은 강제로 만화학습서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갑작스레 만화를 읽지 못하도록 강제하면 오히려 아이는 반감을 느끼게 되고 독서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어요. 그러니 다양한 활동과 연계하고 만화 대신 쉬운 이야기책으로 서서히 독서 습관을 바꿀 수 있도록 인내심을 지니고 지도해주시길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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