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도마 금메달리스트 여서정(경기체고 1학년) 선수는 ‘도마의 신’이라 불리는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딸이에요. 어머니 김채은 씨 역시 체조 국가대표 출신으로, ‘부전여전’이자 ‘모전여전’인 셈이에요.
지난 9월 8일 오후, 경기 가평 마이다스 호텔&리조트에서 서정 학생을 만나보았는데요. 이날은 대교 세계청소년문화재단(이사장 강영중)이 2016년부터 후원해왔던 서정 선수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축하하고, 장학금을 전달하는 자리였어요.
“제 고민을 귀 기울여 듣고 가슴 깊이 공감해주신 아빠, 엄마 덕분에 지금까지 체조를 할 수 있었어요.”
“사람들이 절 강심장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도마 결승을 앞두고 너무 떨려서 손톱을 엄청 물어뜯었어요. 나중에 보니 손톱이 다 닳았더라고요(웃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서정 학생은 완벽한 공중 연기와 착지를 선보이며, 우리나라 여자 체조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도마 금메달을 차지했답니다. 150cm에 46kg.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파워와 순발력이 빛을 발했어요.
“금메달이 확정됐을 때 펑펑 울었어요. 그만큼 간절했거든요. 다리 근육의 힘과 탄력은 확실히 부모님한테 물려받은 것 같아요(웃음). 몸무게는 많이 늘어나지 않도록 조절하는데요. 잔뜩 먹은 날에는 사우나에 가서 땀을 쫙 빼요. 좋아하는 음식이요? 개불과 전복, 닭발과 돼지껍데기요! 호호, 좀 아저씨 같은가요?”
메달을 기대했던 평균대에서 8위, 마루에서 7위에 그친 건 아쉬운 점이었는데요, 인도네시아 도착 이튿날, 훈련을 하다가 왼쪽 가운데 손가락을 다쳐서 실력 발휘가 어려웠어요. 게다가 복도에 바퀴벌레가 기어 다니고, 숙소에 먼지가 수북이 쌓여있는 등 대회 시설과 환경 또한 열악했어요.
“인대가 늘어나 손가락이 퉁퉁 부었어요. 도마는 다행히 손을 짚는 종목이라 괜찮았죠. 하지만 부상 핑계를 대고 싶진 않아요. 제가 부족했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서정 선수가 체조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에 따라갔다가 체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면서부터였어요.
“언니들이 하늘 위를 휙휙 날아다니는 모습이 멋져 보였어요. ‘나도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며 부모님을 졸랐죠.”
처음에 여홍철 교수 부부는 반대했다고 해요. 체조가 비인기 종목인데다, 운동선수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직접 겪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자식 이기는 부모 없듯, 끝까지 해보겠다는 서정 선수의 고집에 마음을 돌렸답니다.
부부는 딸에게 간섭이나 조언을 하지 않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길을 택했는데요, 물론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겪었어요. 둘 다 현재 체조 지도자이다 보니, 처음에 딸의 고민을 코치 선생님 입장에서 들었던 것이죠.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참고 견뎌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전 위로 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부탁 드렸어요. 두 분이 제 선생님이 아니라 부모님이었으면 좋겠다고요. 그때부터 제 이야기를 더욱 귀 기울여 듣고 따뜻하게 격려해주셨어요.”
부모의 경청과 공감은 서정 선수에게 자신감을 심어줬어요. 이번 아시안게임 때도 아빠와 엄마의 응원과 지지가 큰 힘이 됐답니다.
“솔직히 대회를 앞두고 ‘여홍철의 딸’이라는 수식어가 주는 부담감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도마가 무섭게 느껴지기까지 했죠. 그런데 부모님이 메달 안 따도 된다고, 사람들 신경 쓰지 말고 연습해온 대로 최선만 다하면 된다고 계속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아시안게임 내내 그 말을 떠올렸죠.”
체조 매트 위에서는 매서운 눈빛의 승부사지만, 경기장 밖에서 마주한 서정 선수는 천진난만한 고1 소녀였어요. 좋아하는 연예인은 아이돌 그룹 ‘워너원(Wanna One)’의 박지훈을 꼽았어요. “박지훈 오빠의 공연 영상을 찾아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나중에 워너원 콘서트에 꼭 가보려고요.”
존경하는 선수는 ‘피겨 여왕’ 김연아를 꼽았어요.
“저와 다른 종목이긴 하지만, 힘든 훈련을 견뎌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동작들 뒤에 얼마나 많은 눈물과 땀이 있을지… 저도 연아 언니처럼 되고 싶어요.”
문득 궁금해졌는데요, 먼 훗날, 자녀가 체조선수를 한다고 하면 서정 선수는 어떤 반응일까요?
“말리진 않겠지만, 진지하게 여러 번 생각해보고 결정하라고 할 거예요. 제가 해보니 힘들긴 하더라고요. 처음에 반대하신 부모님의 마음을 알 것 같아요(웃음).”
‘체조 요정’ 서정 선수는 2년 뒤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해 진천선수촌에서 매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답니다. 아버지의 기술 ‘여2’를 활용한 난도 6.2의 신기술 ‘여서정’을 가다듬어 도마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예요.
“아시안게임은 2연패를 이뤘지만, 아쉽게 올림픽에선 은메달에 머문 아빠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어요. 올림픽 금메달을 꼭 목에 걸어드리려고요. 도마뿐만 아니라 평균대나 마루에서도 메달에 도전할 거예요. 앞으로는 ‘여홍철 딸’ 말고 ‘여서정’으로 기억해주세요!”
“세계청소년문화재단 덕분에 훈련비나 부상 치료비 걱정 없이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기계체조는 비인기 종목이라 지원받기 쉽지 않거든요. 대교 스피킹(Speaking) 전화 영어 학습 지원도 큰 도움이 됐어요. 매주 하다 보니 입이 트여서 이번 아시안게임 때 영어로 의사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이렇게 여서정 선수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는데요. 부상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당당하게 2018 아시안게임 도마 종목 금메달을 품에 안은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어요. 여서정 선수는 이제는 '여홍철의 딸'이라는 수식어가 아닌 '여서정'이라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걸고 더 큰 꿈을 향해 계속해서 도약하고 있는데요. 다가오는 도쿄올림픽에서 신기술 '여서정'을 잘 선보일 수 있기를, 그리고 세계 체조 역사 속에 자랑스러운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기를 대교 공식블로그에서도 응원할게요!
<대교 공식 SNS 채널이 더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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