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운이 없는 일들이 연달아 발생할 때 우리는 '머피의 법칙'이라는 말을 쓰고는 합니다. 그런데 머피의 법칙은 우연하게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들이 아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요, 오늘은 생활 속의 심리학 첫 번째 시간으로 머피의 법칙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머피의 법칙’은 1949년 미국의 에드워드 공군 기지에서 근무하던 머피 대위가 처음으로 사용한 말인데요, 어떤 실험에서 번번이 실패한 머피는 그 원인을 무척 사소한 곳에서 찾게 됐습니다.
그때 머피는 ‘어떤 일을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 중 하나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 누군가는 꼭 그 방법을 사용한다’는 말을 했는데요, 그는 안 좋은 일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지만,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오히려 꼬이기만 할 때 ‘머피의 법칙’이란 말을 쓰게 됐습니다.
머피의 법칙은 그저 단순히 운이 없는 현상으로 치부되기 보다는 심리적이거나 통계적으로 또는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경우로 분류하여 논리적 근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업무상 긴급한 이메일을 보내려고 할 때 멀쩡하던 컴퓨터가 다운된다거나, 중요한 데이트를 앞두고 잘 차려 입은 옷에 음료를 쏟는다거나 하는 것인데요, 머피의 법칙에 대해 연구하던 소드(Sod)는 1000명을 대상으로 경험에 의존한 여러 가지 현상들에 관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긴급하고, 중요하고, 복잡할수록 일이 잘못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수식으로 표현했는데요, 사람들은 일이 잘못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평소와 다르게 행동하며 실수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일이 잘못 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고 생각할 경우 더욱 긴장하게 되고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게 되는데요, 따라서 일이 잘못될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이 경우는 인간의 선택적 기억에 기인하는데요, 일이 잘된 경우에 받은 좋은 기억은 금방 잊혀 지지만, 일이 잘못된 경우에 받은 안 좋은 기억은 머릿속에 오래 남게 됩니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 섞인 비교대상의 선정에 기인하는데요, 예를 들어 정체된 도로에서 자신이 속한 차선이 정체가 심하다고 느끼는 것은 앞서가는 옆 차선 차량과의 비교에 의한 것으로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내차와 옆 차선의 차가 20초를 주기로 섰다 갔다를 반복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게요. 두 차의 속도는 주기적으로 변하며 평균속도는 10m/s로 동일합니다. 이 때 주행거리는 속도그래프를 적분한 면적에 해당됩니다. 두 차량은 동일 지점에서 시작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동안 동일한 거리를 주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주행 과정을 비교해 보면, 옆 차에 비하여 내차가 항상 뒤처져 있는데요, 내차가 앞서가는 시간은 1주기 20초 중 5초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15초는 옆 차가 내차 보다 앞서서 달립니다. 그러니 그 차와 비교하면 내가 선택한 차선에 불만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비교 대상으로 삼던 옆 차 대신 그 차와 같은 차선에서 약 50m 뒤를 따라오고 있는 차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다면 상황은 반대가 됩니다. 그 차는 항상 나보다 뒤에서 달리고 있는데요, 그 차 운전자 입장에서는 내차를 보면서 머피의 법칙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죠.
이 경우도 과학적으로나 통계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한데요, 예를 들어 태양이 동서남북 어디서든지 뜰 수 있는데 왜 하필 동쪽에서만 뜨는가 하고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게 되기로 결정되어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문제를 결정론적 문제라고 하는데요, 반면, 바람이 어느 방향에서 불어올 것인가 하는 것은 다소 무작위적입니다.
뉴턴은 천체의 운동이나 물체의 움직임에 관한 과학적 법칙을 연구하여 자연현상을 모두 결정론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는데요, 반면 예측이 불가능하고 무작위적인 것을 일명 ‘카오스’라고 합니다. 실제의 자연현상은 결정론적인 것과 무작위적인 것이 복합되어 나타납니다. 일상용어로 표현하면 우연과 필연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죠.
대표적인 머피의 법칙인 잼을 바른 빵이 식탁에서 떨어지는 예를 생각해 볼게요. 축구경기에서 선공을 정할 때 동전을 던지는 것과 달리 이 경우에는 앞뒷면이 결정되는 확률이 50%가 아닙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제대로 인지하지 않고 있는 가정과 조건이 여러 가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식탁의 높이가 약 75cm이고, 빵의 크기가 약 15cm라고 가정하면 지구 중력장의 크기가 9.8m/s2라는 조건, 그리고 빵과 식탁 사이의 마찰계수가 일정 범위 내에 있다거나, 주위에 공기유동이 거의 없다거나 하는 등의 가정들이 주어져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초기조건으로 잼을 바른 면이 식탁 위에 있을 때 항상 위를 향하고 있다는 가정도 있는 셈입니다. 버터를 발라서 접시에 엎어놓는 경우는 거의 없을 테니 말이죠.
이러한 조건에서 빵이 식탁에서 떨어지도록 가해진 외부의 힘이나 떨어지는 순간 빵과 식탁 사이의 마찰력에 의하여 회전력 즉 토크가 발생됩니다. 이 토크에 의하여 빵은 자유낙하 하면서 일정 회전각속도를 갖고 돌게 되는데요, 결국 바닥에 닿을 때까지 몇 바퀴를 회전할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인 것입니다.
물론 빵이 엎어져서 떨어진다는 것이 꼭 정확하게 180도를 회전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회전각도가 90-270도 사이로 떨어지면 버터 바른 면이 바닥을 향하게 됩니다. 물론 빵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주변 조건에 따라서 약간씩 교란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탁이 흔들린다거나, 손으로 세게 쳐서 떨어지게 된다거나, 바람이 갑자기 분다거나 하는 등 외부 교란 변수에 따라서 회전각이 다소 바뀔 수는 있지만 270도를 넘거나 90도에 못 미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식탁의 높이, 빵의 크기, 중력의 세기 등) 하에서는 버터 바른 면이 바닥을 향하는 것은 그저 운이 없는 우연이 아니라 그렇게 되게끔 결정되어 있는 필연인 것이죠.
지금까지 생활 속의 심리학 첫 번째 시간으로 '머피의 법칙'에 대해 알려드렸는데요, 오늘 알려드린 내용처럼 머피의 법칙은 그저 나에게만 일어나는 운 없는 일들의 연속이 아니라는 사실! 비관적인 생각은 털어 버리고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가짐을 갖는 것 잊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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