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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교육

우리 아이 공부, 동기부여가 반이다!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죠. 마찬가지로 아이를 책상에 앉힐 수는 있어도 공부를 시킬 수는 없답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는 백이면 백, 동기부여라는 사전 공사가 제대로 되어 있는데요, 이는 공부 의욕이 없는 아이에게 동기부여를 심어주는 것이 우선인 이유이기도 해요. 오늘은 동기부여와 관련한 이론과 방법을 알아보도록 할게요.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부를 시키면 잠시 노력해 성과를 만들 수는 있어요. 하지만 외부 요인이 없어지면 금방 동력을 잃게 된답니다. 때문에 끝까지 공부하려면 동기부여는 필수랍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하는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늘 상위권을 기록해요. 최근의 평가인 PISA 2015에서도 우리나라 만 15세 청소년들은 OECD 회원국 중 읽기 3~8위, 수학 1~4위, 과학 5~8위(교육부)를 기록하며 모든 영역에서 상위권을 기록했어요. 그런데 성적이 아니라 공부에 대한 감정을 평가한 정의적 영역에서는 결과가 완전히 뒤집혔어요. 자아효능감, 공부에 대한 즐거움, 과목에 대한 흥미 등은 OECD 평균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하위권이었던 것이죠. 성적은 좋지만 동기는 바닥인 상태. 이것이 우리 청소년의 공부 현주소랍니다.





이런 아이들은 어떻게 자랄까요? 우리나라의 성인 문해력 테스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어요. 한 연구에 따르면(구본권, 2016) 한국 성인은 실질 문해력, 즉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 역량이 매우 낮고 독서량은 바닥이에요. 20대 초반에는 문해력이 OECD 국가 중 3위를 기록하지만 그 뒤부터 급격히 하락해 40대에 접어들면 OECD 평균을 밑돈답니다. 대학 입시라는 거대한 압박이 사라진 20대부터 책을 읽지도, 공부를 하지도 않기 때문이에요. 일본이나 스웨덴 등의 나라에서 30대 중반까지 꾸준히 문해력이 상승하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에요. 이 결과는 공부 동기 없이 강요된 공부를 할 때의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줘요. 동기 없는 공부는 외부의 강압 없이 지속되지 않는답니다. 동기가 없으면 오래, 끝까지 공부할 수 없어요.





의욕 없는 공부의 또 한 가지 문제는 공부하는 과정이 즐겁지 않다는 것이에요. 우리 뇌는 스스로 선택한 어려운 도전을 할 때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그 과정을 도와준답니다. 도파민은 뇌를 각성시키고 주의력을 높여 의도한 것을 성취하도록 도우며, 이때 성공을 경험하면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또다시 도파민이 분비되어 더 어려운 것을 극복하도록 작동해요. 반대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스트레스를 받게 돼요.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도파민 수용체 수가 줄어들고, 따라서 집중력을 발휘해 성취할 가능성도 줄어들어요. 우리나라 아이들은 공부의 동기 없이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공부하기 때문에 공부 효율이 낮고,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책에서 손을 떼게 되는 것이에요. 평생 자아실현을 위해 즐겁게 공부를 하려면 동기부여라는 작업이 꼭 필요해요.







동기부여는 아이의 지적, 심적, 생리적 문제와 맞닿아 있는, 매우 광범위한 문제랍니다. 따라서 본격적인 방법을 알아가기 전에 땅을 다져 놓아야 해요. 동기부여 전에 짚고 넘어갈 기본 문제들에 답해 보아요.




공부 동기에서 관계는 대단히 중요한 바탕이에요. 매슬로의 5단계 욕구설에 의하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어떤 것을 이루겠다’는 생각은 자아실현의 욕구로, 인간 욕구의 최상위에 위치해요. 이론적으로 그보다 아래 단계인 생리적 욕구, 안전에 대한 욕구, 애정과 소속에 대한 욕구, 자기존중의 욕구 등이 충족되어야 발생되는 욕구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중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애정과 소속, 자기존중 욕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부모와 관계가 좋아야 공부 동기도 생기는 것이에요. 실제 많은 사회심리학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가 부모에게서 존중을 받으면 공부도 열정적이에요. 아이의 동기 부족을 논하기에 앞서 부모와의 관계를 돌아봐야 하는 이유랍니다.





공부 동기를 무력화할 만큼 공부가 힘들어서 공부 의욕이 없을 수도 있어요. 아이가 소화할 수 있는 만큼보다 너무 어렵고 힘든 공부를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요. 2주 정도 아이가 공부하는 모습을 살필 것을 추천해요. 해당 학년 교과 과정을 따라가는 데 무리가 없는지, 과제를 해결할 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는지, 어떤 상황에서 공부 동기를 잃는지 관찰하는 것이 좋아요. 아이마다 힘들어도 이겨내려는 정도, 즉 역경지수가 다르답니다. 역경지수가 낮다면 좌절이 습관화되지 않도록 학습 난이도를 조율해야 해요.





아이든 어른이든 성공한 기억보다 실패한 기억이 많다면 열심히 할 동기가 생기기 힘들어요. 기대와 결과가 다를 때 문제가 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아이가 수학 시험을 잘 본 것 같은데 시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면? 여기서 ‘노력이 배신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아이는 상실감을 경험하고 싶지 않아 노력 자체를 하지 않을 수 있어요. 이런 경험이 부정적인 생각으로 바뀌지 않으려면 시험을 본 다음 결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해요. 잘못 본 이유가 무엇인지 과정을 짚어 가며 이야기하다 보면 좌절감의 크기를 줄일 수 있고, 부정적인 생각도 그만큼 줄어든답니다.





감정 기복이 심하거나 예민한 아이는 무던한 아이에 비해 동기부여가 힘들어요. 공부량이나 수준에 따라 감정이 요동치고, 공부에 안 좋은 감정이 쌓일 가능성이 크답니다. 감정에 잘 휩싸일수록 감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에너지를 많이 소진하기 때문에 실제 공부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아요. 따라서 아이가 감정 조절이 잘 되는지, 공부에 부정적인 감정이 큰지 살펴보아야 해요. 만약 그렇다면 감정을 순화할 수 있게 적절히 개입해야 해요.







생활 속에서 부모가 조금만 신경 쓰고 관심을 가지면 공부 동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답니다. 아이의 공부 동기를 고취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해요.




아이가 꿈이나 목표가 없다면 쉽게 공부 동기가 생기지 않아요. 공부 동기는 목표라는 커다란 그림을 보며 자라난답니다. 머릿속으로 아무리 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이해해도 오래가기 어렵지만, 가슴으로 느끼는 꿈과 목표는 오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동력이 돼요. 우선 아이의 꿈이 무엇인지 확인해보세요.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진로 탐색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해요. 꿈이 있다면 꿈을 이루기 위한 단계적인 목표를 세워보세요.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좋고, 현재 상황에서 실현 가능하도록 세분해보세요. 매일 세워 실천하는 계획에 이 목표를 반영해야 해요.




배경지식은 아이에게 만족감과 성취감을 주어 공부를 독려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배경지식이 풍부한 아이는 글 내용 이해가 빠르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도 가능해요. 또한 배경지식은 호기심을 자극해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학습에 임하게 돼요. 예를 들어, 아이가 과학책을 좋아한다면 이미 아이는 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을 많이 축적했을 것이에요. 이때 조금 어려운 내용의 책을 가져다 줘도 아이는 쉽게 공부 동기를 유지한답니다. 반면 역사 배경지식이 없다면 역사책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할 거예요. 이때 학습만화나 사극 영화·드라마 등 아이가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참고자료를 활용해 기본 배경지식을 쌓게 하면 도움이 된답니다.





아이가 공부를 끝마치면 사탕을 주거나 놀이 시간을 늘려주는 등 외적 보상을 하는 부모가 많아요. 외적 보상은 아이의 행동을 이끄는 데 도움을 주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요. 단지 보상을 받으려고 뭔가를 시작할 뿐 공부의 본질적 즐거움은 느끼지 못할 수 있어서랍니다. 때문에 아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려면 아이가 성취감, 뿌듯함 등 내적 보상을 느껴야 해요. 이와 같은 내적 보상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활동에서 크게 느낄 수 있어요. 문제 제기부터 해결까지 아이가 전반 과정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메이커 교육이나 프로젝트 활동 등을 활용해 보세요.





PLUS + 공부 동기와 관련한 과학 사실들



1. 동기는 재미에서 시작된다 


‘공부를 해야 한다’라는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는 것은 대뇌피질이지만 이를 행동에 옮기려면 그 전에 행동하고 싶은 기분이 들어야 해요. 그 기분은 공부가 즐거운지 아닌지를 편도체가 판별한 다음 생기는데요, 편도체의 자극을 받아 시상하부에서 욕구가 생겨야 비로소 대뇌피질에서 ‘공부해야지’ 라는 결론을 얻게 되는 것이에요. 즉 이성적으로 ‘공부를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를 아이에게 백 번 설명해도 소용이 없답니다. ‘재미’야말로 공부 동기를 부르는 결정적 한 방이기 때문이에요. 공부 동기를 불러일으키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감정을 유도하는 것이 우선이에요.




2. 스트레스는 독이다


스트레스는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 동기를 망쳐요. 우선 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농도를 떨어뜨린답니다. 세로토닌은 수면이나 기억, 식욕 조절 등에 관여하면서 아이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격한 감정을 가라앉히기도 해요. 세로토닌이 충분히 나오면 감정 관리에 도움이 되고 집중력이 강해져 공부 동기가 높아진답니다. 또한 스트레스는 장기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쪼그라들게 해요. 이에 따라 공부를 해도 결과가 잘 안 나오면 공부 동기를 망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따라서 일상 속에서 아이의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해요. 부모 강압으로 지나친 조기교육을 하거나, 억압적인 가정 환경을 만들어서는 안 된답니다. 친구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해요.




3. 성장형 사고방식이 동기로 이어진다


캐롤 드웩 교수는 11세 아이 70명을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진 아이와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아이로 구분했어요. 성장형 사고방식이란 지능과 성격이 변할 수 있으며, 노력한다면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진다고 믿는 방식이에요. 반면 고정형 사고방식은 지능과 성격은 타고나는 것이며 성취 정도는 타고난 재능에 의해 한정된다고 생각해요.


이 두 그룹 아이들에게 퍼즐 푸는 테스트를 했는데, 중간중간 맞았는지 틀렸는지 말해주자 성장형 아이들의 성적이 고정형 아이들보다 높아졌다고 해요. 그 이유는 ‘틀렸다’는 피드백을 받은 다음 두 그룹의 반응이 달랐기 때문이에요. 성장형 사고방식의 아이들은 정보를 확보하고 기억을 저장하는 기능과 관련한 뇌파가 활성화되면서 잘하기 위해 더 고민해 점수를 높였지만 고정형 사고방식의 아이들은 자아에 위협을 느끼는 뇌파가 활성화되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어요.


이처럼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아이는 새롭거나 어려운 도전을 어려워해 과감하게 시도하지 못해요. 반면 성장형은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짓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과제도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당연히 ‘한 번 노력해 보자’라는 공부 동기도 생기기 쉬워요. 성장형 사고방식은 교육과 노력으로 얻을 수 있어요. 두뇌는 노력하면 더 똑똑해지고, 발전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성장형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답니다.




아이의 동기 부여를 자극하는 방법들



아이 성향을 고려한다


공부 동기는 아이의 성향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요. 열심히 했는데도 효과가 기대 이하라면 아이의 성향에 맞는 공부법인지 고민해 보세요. 예를 들어, 청각 집중력이 떨어지고 시각 집중력이 뛰어난 아이에게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는다면 아이는 흥미를 잃는답니다. 이런 아이는 말보다 칠판에 그림을 그려 설명하거나 마인드맵을 직접 그리게 하는 등 시각적인 방법으로 공부 동기를 유발할 수 있어요.




생활 속에서 동기를 부여한다


부모가 주는 적절한 자극은 아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유도할 수 있답니다. 이때 ‘공부 잘하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 정도로 단편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 생활 속에서 현실적으로 동기를 부여해 보세요. 여행이나 캠프가 좋은 기회랍니다. 부모와 함께 유적지를 돌아보고 유물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역사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어요. 초등 고학년은 부모보다 또래 친구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캠프에 참가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한두 번의 자극으로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생활 속에서 꾸준히 다양한 자극을 주면 변화를 기대할 수 있어요.




긍정적으로 피드백한다


긍정 에너지는 공부 동기를 높여준답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점수를 받은 두 아이가 있다고 가정해보세요. 부정적인 아이는 “역시 난 안돼.” 하고 낙담할 테지만, 긍정적인 아이는 “노력하니까 되는걸.” 하고 희망을 품는답니다. 이처럼 긍정 에너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이에요. 아이의 긍정 에너지를 높이려면 칭찬을 활용해보세요. “지난번엔 문제 푸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는데, 지금은 금방 풀어 버리네. 그동안 정말 많이 노력했구나.” 하고 칭찬하는 것이에요. 발표를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발표는 안 해도 책에다 꼼꼼하게 정답을 적어 놓았구나. 남 앞에서 말하는 시간 대신 혼자 더 깊이 생각한 거였네.” 하고 말해줄 수 있고, 산만한 아이가 무언가에 몰입하는 순간에는 “이렇게 집중하는 모습, 멋진걸.” 하고 말해주면 좋아요. 이때 남과 비교하기보다 아이의 과거 상태와 비교해 칭찬하는 것이 좋답니다.



넛지 대화법을 활용한다


‘팔꿈치로 쿡쿡 찌르다’라는 뜻의 넛지(Nudge)는 일종의 자유주의적 개입 혹은 간섭을 말해요. 즉, 아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유도하되, 아이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는 열린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내일 시험인데 공부해야지.” 하고 말하기보다 “내일 과학 시험이 있는데, 한 시간 후에 엄마가 도와줄까?”라고 얘기하고, “숙제가 많으니 농구는 하지 마.” 하고 말하기보다 “지금 농구 하면 숙제는 몇 시쯤 할 계획이니?”라고 말하는 것이에요. 이처럼 아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지시하기보다 중요한 정보를 은근슬쩍 찔러줌으로써 아이의 주도성을 끄집어내면 거부감 없이 공부 동기를 높일 수 있어요. 이때 말뿐 아니라 표정이나 자세 등 비언어적 요소도 중요하므로 긍정적이고 여유 있는 태도로 일관되게 대화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렇게 아이의 공부 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동기부여가 왜 중요한지를 살펴보고, 동기부여를 높이기 위한 방법들을 안내해드렸는데 잘 살펴보셨나요? 이번 이야기가 아이들의 학습 습관을 길들이기 위해 고심이 많은 학부모님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