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틀고 문을 닫고 자면 죽는대!" 라는 이야기를 여러분도 한 번쯤은 들어보신 적이 있으시죠? 하지만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고 자면 죽는다'는 이야기는 유독 한국에서만 통하는 괴담이라고 해요.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특히 본격적인 열대야가 시작되면 창문을 열고 자는 것만으로는 더위를 이기는 데 역부족인데요. 하지만 선풍기 괴담이 무서워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쉬이 선풍기를 틀지 못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래서 오늘은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분들을 위해 널리 알려진 선풍기 괴담과 그 진실을 파헤쳐보는 시간을 가지려 해요.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면 질식사할 수도 있다', '잠을 자면 체온이 내려가는데 선풍기를 틀면 저체온증으로 심장마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와 같은 이야기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속설이라고 해요. 그렇다면 이러한 선풍기 괴담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요? 이는 여름철, 밀폐된 공간에서 수면을 즐기던 중 심장마비 등으로 갑작스레 사망한 사람들 곁에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발견되면서 와전되기 시작한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어요. 심장병이나 뇌 질환·부정맥 등이 있는 사람이 자다가 사망한 경우 공교롭게도 옆에 켜 져있던 선풍기가 유력 용의자가 된 셈이죠.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사실 선풍기 괴담의 의학적인 증거는 전혀 없다고 해요. 그렇다면 선풍기에 대한 의구심을 조목조목 살펴볼까요?
저체온증이라는 것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뜻하는데요, 저체온증으로 죽음에 이르려면 체온이 27~28도까지는 떨어져야 해요. 사람의 체온은 늘 36.5도 정도를 유지하는데 사람이 체온이 떨어져 죽는다면 최소 5~6도의 체온감소가 있어야 해요. 하지만 아무리 선풍기 앞에서 자더라도 더운 여름철에 그 정도로 체온이 떨어지기는 의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요.
밀폐된 방에 선풍기를 오래 켜두면 이산화탄소 농도 올라간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이 또한 근거가 희박하답니다. 선풍기는 방안의 공기를 물리적으로 움직여 대류를 일으키는 단순한 기계장치인데요. 오히려 선풍기를 켜두면 대류에 의해 실내 공기가 고르게 섞이게 될 가능성이 훨씬 커요. 선풍기는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일 뿐 공기의 화학적 성질이나 농도를 바꿀 수 있는 장치가 아니랍니다.
마지막으로 선풍기 바람을 얼굴에 직접 쐬면 진공상태와 비슷한 상태가 되어 질식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하지만 사람은 극도의 만취상태나 기절상태가 아니라면, 산소가 부족하면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척여 자는 방향을 바꾸거나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고 해요. 물론 지나치게 강한 바람이 불면 숨을 쉬기 어려워지는 것은 맞겠지만, 선풍기 바람이 그 정도 압력을 낼 수 없고 실제 가정용 선풍기는 호흡에 방해될 정도로 바람이 강하지 않답니다.
이렇게 여름철 선풍기 괴담에 대해, 그리고 선풍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밝혀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다만, 선풍기가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까지는 야기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저체온증을 유발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해요. 선풍기와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고 자면 수면 중 경도의 저체온증을 일으킬 수 있고, 면역 기능의 저하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얼굴에 직접 바람을 쐬는 것은 삼가고 창문을 연 상태에서 틀고 자는 것을 권해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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