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 감독의 페르소나인 배우 000”, “강렬한 미장센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다”, “카메오로 깜짝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긴 000” 등등. 영화를 감상하면서 이에 대한 평론이나 해설, 기사 등을 읽고 싶어 내용을 찾아보다 보면 '페르소나', '미장센', '카메오', '오마주', '클리셰' 등등 눈에 띄는 단어들이 꼭 있죠? 심정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는 알 것 같지만 막상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하기에는 알쏭달쏭한 영화용어들. 이러한 용어들은 잘 알지 못해도 영화를 감상하는 데 불편하진 않지만, 알면 그만큼 특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오늘은 여러분의 영화감상을 한층 더 깊이 있게 해줄 영화 용어들을 총 정리해드릴게요~!
페르소나(persona)는 그리스 어원으로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해요. 하지만 영화 용어로서의 페르소나는 '감독 자신의 분신 혹은 특정한 상황을 표현하는 배우'를 의미해요. 흔히 작가주의 감독들은 자신의 영화 세계를 대변할 수 있는 대역으로 특정한 배우와 오랫동안 작업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때 배우는 감독의 페르소나가 되는 것이랍니다.
클리셰(Cliché)는 진부한 표현 혹은 상투적은 구절을 칭하는 비평 용어로, 원래는 인쇄에서 사용하는 '연판'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였어요. 하지만 후에 '판에 박은 듯 쓰이는 문구나 표현'을 지칭하는 용어로 변했답니다. 영화에서의 클리셰 역시,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쓰여 뻔하게 느껴지는 표현이나 캐릭터, 카메라 스타일 등을 포괄적으로 지칭하고 있어요.
하지만 반복적인 특징을 지닌다고 해서 모두가 클리셰가 되는 것은 아닌데요. 장르의 규범과 클리셰는 구분될 필요가 있어요. 장르 규범이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되어 '의미 있는 규칙'으로 굳어졌다면 클리셰는 장르의 요구나 비판 없이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특성으로 규정되는 차이가 있답니다.
미장센(mise en scene)은 본래 연극무대에서 쓰이던 프랑스어로 '연출'을 의미해요. 연극을 공연할 때 희곡에는 등장인물의 동작이나 무대장치, 조명 등에 관한 지시를 세부적으로 명시하지 않으므로 연출자가 연극의 서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무대 위에 있는 모든 시각대상을 배열하고 조작할 필요가 있었는데요. 이러한 연출 기법을 미장센이라 불렀어요.
영화에서의 미장센은 이보다 좀 더 광범위한 개념으로, '카메라에 찍히는 모든 장면을 사전에 계획하고 밑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해석하며, '카메라가 특정 장면을 찍기 시작해서 멈추기까지 화면 속에 담기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즉, 화면 속에 담길 모든 조형적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세트, 인물이나 사물, 조명, 의상, 배열, 구도, 동선, 카메라의 각도와 움직임 등이 미장센에 포함된답니다.
카메오(cameo)는 영화나 텔레비전드라마에서 직업 연기자가 아닌 유명인사가 잠시 얼굴을 비추거나, 배우가 평소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지 않은 단역을 잠시 맡는 일 또는 그 역할을 뜻해요. 즉, 인기 배우나 유명인사가 예기치 않은 순간에 등장해 아주 잠깐의 짧은 시간 동안 연기를 하면서도 내용상 중요한 구실을 하는 연기를 맡는 것을 의미해요. 카메오는 스릴러 영화의 거장인 알프레드 히치콕이 자신이 만든 영화에서 대사 없는 엑스트라로 몇 초 동안 출연한 것이 시초인데요. 영화나 드라마 홍보를 위해 유명 배우들이 감독에 대한 존경의 의미에서 출연을 자청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오마주(hommage)는 프랑스어로 '존경', '경의'를 뜻하는 말이에요. 영화에서는 보통 후배 영화인이 선배 영화인의 기술적 재능이나 그 업적에 대한 공덕을 칭찬하여 기리면서 감명 깊은 주요 대사나 장면을 본떠 표현하는 행위를 가리키는데요. 자신이 영향을 받은 영화의 특정한 장면을 자기 영화에 응용하거나, 존경하는 감독의 영화 속 한 장면을 자신의 영화 속에 삽입하여 존경을 표하는 것이에요.
스핀 오프(spin-off)는 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의 캐릭터나 설정에 기초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해요. 원작의 세계관을 공유하고는 있지만 주인공과 이야기는 전혀 다른 작품이 바로 스핀 오프에 해당돼요.
리부트(reboot)는 어떤 시리즈 영화에서, 연속성을 버리고 작품의 골격이나 등장인물만을 차용하여 새로운 시리즈로 다시 시작하는 작품을 뜻해요. 리부트는 대개, 속편을 반복하면서 시리즈의 이야기가 정체된 경우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 기존의 영화 팬과 새로운 관객 모두를 끌어들이기 위한 활로로 시도되는 경우가 많아요. 기존에 인기 있는 시리즈는 팬덤이 확고한 경우가 많아 상업적 위험이 적은 안전한 프로젝트로 리부트가 선호되며 리부트하는 기간도 점점 짧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배트맨 비긴즈>(2005년), <007 카지노 로얄>(2006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2015년) 등이 리부트 작품에 해당해요.
시퀄(sequel)은 영화의 일반적인 속편을 의미해요. 오리지널 영화가 크게 흥행했을 경우 주로 제작되며, 기존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재사용하고 확장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어요. 시퀄 작품은 대부분 오리지널 영화의 제목을 그대로 두고, 뒤에 숫자를 붙이거나 부제를 붙여 속편임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아요.
프리퀄(prequel)은 오리지널 영화에서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속편을 뜻해요. 주인공의 이야기 혹은 오리지널 에피소드에 선행하는 사건을 보여주면서 본편에 당위성과 개연성을 제공하는 작품이 프리퀄에 속하는데요. 대표적인 예로 <혹성탈출> 시리즈의 프리퀄이자 '어떻게 지구가 원숭이들의 행성이 되었는지'를 밝히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11년)을 꼽을 수 있어요.
옴니버스(omnibus)는 각자 독립되어 있는 에피소드를 한 데 묶은, 단편집과 같은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영화의 한 장르예요. 영국의 작가, 서머셋 몸의 단편 소설 4개를 영화로 만들었던 <사중주>(1949년)를 공개하면서 처음으로 옴니버스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는데요. 각기 다른 이야기를 그린 듯한 단편 작품들이지만 작품을 다 감상하고 나면 각 작품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고 있는 경우, 이런 경우 옴니버스라 할 수 있어요.
스크린셀러(screenseller)는 영화를 뜻하는 스크린(screen)과 베스트셀러(bestseller)를 합친 신조어예요. 영화로 성공한 작품이 소설화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등장한 말로, 영화가 개봉한 뒤 주목 받게 된 원작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답니다. 또는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하던 원작이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목 받는 경우도 해당돼요.
이렇게 영화 감상을 도와줄 영화 용어들에 대한 소개를 해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이제 영화 평이나 해설을 찾아 읽을 때, 이런 단어들이 등장한다면 그 뜻을 유추해서 글을 읽을 필요 없이 바로 바로 이해할 수 있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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