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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금요일에 떠나요

시끌벅적한 곳은 NO! 한적한 국내 여름 휴가지 추천



삼복더위를 피해 시원한 바다와 계곡으로 떠나는 피서를 계획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하지만 자칫하면 꼴에 꼬리를 무는 차량과 붐비는 인파로, 즐거운 피서가 아닌 고행길이 될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유명 피서지에 비해 한적하면서도 경치와 분위기는 명승지 못지 않은 우리나라의 숨은 여름 휴가지를 추천해드리려 해요.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강원도 연천의 '전곡리 선사유적지'랍니다. 연천은 임진강과 한탄강의 힘찬 물줄기가 만나는 지점으로, 다양한 경관 명소를 지니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아이와 가볼 만한 곳을 꼽아보자면 전곡리의 선사유적지를 꼽을 수 있어요.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우리나라 구석기 유적을 대표하는 곳으로 세계 고고학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의를 지닌 곳이에요.


먼 옛날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살던 시대의 한반도는 오늘날과는 다른 모습이었고, 연천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러던 중 26만년 전 분출된 용암이 한탄강으로 흘러 넘쳐 주변을 거대한 용암지대로 탈바꿈시키면서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은 용암지대와 퇴적층 아래에 묻혀버렸고, 그 위에 새로운 문명이 자리를 잡게 되었답니다. 이곳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땅 속 깊이 묻혀 있던 구석기시대의 주먹도끼가 발견된 곳으로, 기존에 정설로 인정되었던 아시아 찍개문화권설을 반박하는 증거가 되었어요.





아시아권에서 보이는 찍개문화는 유럽의 주먹도끼문화에 비해 그 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 절하되었고, 심지어 서양 인종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황당한 근거가 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전곡리에서 정교한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그 동안의 정설은 설득력을 잃고 아시아권에도 정교한 석기 문명이 존재했음을 세계적으로 알리게 된 것이죠. 이곳에서 발견된 주먹도끼는 당시의 구석기인들의 지능이 매우 뛰어났음을 보여주는 유물인데요. 전곡리 선사유적지를 찾아가면 전곡선사박물관, 토층전시관, 선사체험마을, 구석기생활상 복원존, 구석기 산책로, 발굴피트 전시관 등 구석기 문명과 관련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즐길 수 있어요. 게다가 구석구석 포토존이 많고 구석기인 의상을 입고 체험도 해볼 수 있어 기념사진을 찍어가기에도 좋은데요. 아이들과 역사 탐방도 즐기고 시간 여행도 즐길 수 있어 뜻 깊은 여름 휴가지를 찾는 분들께 추천해드려요.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곳은 경상북도 울진군에 위치한 아름다운 누각, '월송정'이에요. 정면 5칸 측면 3칸 팔작지붕에 2층 누각형태로 지어진 월송정은 관동 팔경의 하나로, 수 많은 시인과 묵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에요. 이 누각은 원래 고려시대 월송사 부근에 창건되었는데요, 이후 조선 중기 연산군 때 강원도 관찰사인 박원종이 중건했어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건물이 낡고 퇴락해져 갔고, 이를 마을 사람들이 중건했으나 구한말에 이르러 일본군이 철거해버렸어요. 현재의 월송정 정자는 1980년에 복원한 것으로, 현판의 글씨는 최규하 전대통령이 쓴 것이에요.





참고로 월송정(越松亭)의 ‘월송’이 무슨 뜻인지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는데요. 이 중 유력한 설은 신라의 네 화랑인 영랑과 술랑, 남석랑, 안상랑이 일대를 유람 하던 중 소나무 숲의 경치가 빼어난 줄 모르고 지나쳤다고 해서 '넘을 월(越)'자를 써서 월송정이라 이름 지었다는 설이에요. 또 다른 설로는 중국의 월(越)나라에서 소나무를 가져와 주변에 심어 이렇게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월송정은 이름답게 정자 주변으로는 멋진 해송이 숲을 이루고 있고, 정자에 올라서면 탁 트인 동해를 내려다 볼 수 있어요. 특히 이곳의 소나무와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솟아오르는 일출 광경은 매우 장관이라 알려져 있답니다. 참고로, 경상북도 울진은 우리나라 최대의 금강 소나무 서식지로 기골이 장대한 금강송 사이를 걸을 수 있는 '금강 소나무 숲길'도 조성되어 있어요. 월송정을 둘러본 뒤, 소나무 숲을 따라 트래킹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는 계곡으로 떠나고 싶다면 전라북도 무주의 칠연계곡과 칠연폭포를 추천해드려요. 한 줄로 이어지는 일곱 연못 사이에 자리한 일곱 폭포, 7폭(瀑)7연(淵)의 절경이 펼쳐지는 칠연계곡은 덕유산 능선 동업령 서쪽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유산 나들목에서 무주자연환경연수원을 거쳐 덕유산관리소 안성매표소를 지나면 금방 만나볼 수 있어요. 





칠연폭포는 물이 맑고 차가운데다 주변을 둘러싼 노송과 단풍림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라 여름철에는 피서지로, 가을에는 단풍놀이를 즐기러 가기 좋은 명소예요. 칠연계곡에서 물줄기를 따라 높은 곳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높이 7m 정도의 칠연폭포를 만날 수 있는데요. 주변으로 울창한 나무와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이 어우러진데다 장쾌한 물줄기가 떨어져 진동하는 소리까지 더해져 아주 운치 있어요. 계곡에서 시원한 물놀이도 즐기고, 멋진 폭포도 두 눈에 담아가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곳은 전라남도 해남의 해발 703m 높이의 두륜산이에요. 두륜산은 예로부터 사찰과 유적지가 많고 자연경관이 뛰어난 관광지인데다 한반도의 가장 남쪽 끝에 있는 산이다 보니 아름다운 다도해의 전망대 구실을 해왔어요. 산 정상에서는 서해안과 남해안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고, 계곡을 따라 천년 사찰인 대흥사에 이르는 구간은 수백 년 묵은 수목이 빼곡하게 우거져 한 여름의 땡볕을 피할 수 있어요. 





대흥사는 신라 진흥왕 5년에 세운 사찰로, 절 안에는 표충사를 비롯하여 탑산사 동종 등 보물 4점, 천연기념물 1점과 수많은 유물들이 보존되어 있어요. 또, 1,000여 개에 달하는 옥불상도 만나볼 수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둘러볼 수 있답니다. 두륜산은 산행 코스가 험하지 않고 2~3시간이면 금방 정상에 오를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아주 좋은 곳인데요. 등산도 즐기고, 고즈넉한 사찰에서 우리나라의 불교 문화의 정수도 느껴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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