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 부쩍 아침 기온이 낮아지고 일교차가 커지는 것을 체감하면서, 가을이 이제 완연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서 느껴지는 선선하고 상쾌한 기운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요즘 같은 가을날, 이번에는 가을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나들이 장소를 하나 소개해드리려 해요. 바로 조선시대의 법궁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궁인 경복궁인데요! 그럼 지금부터 함께 발걸음을 옮겨볼까요~? ^^
경복궁은 1395년에 창건한 조선 왕조 제일의 법궁(法宮, 임금이 사는 궁궐)이이에요. 경복궁은 조선왕조가 세워지고 3년이 지난 후 완공되었는데, 여기서 경복궁(景福宮)이라는 이름에는 ‘새 왕조가 큰 복을 누려 번영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답니다. 경복궁은 북쪽으로는 백악산(현재의 북악산)을 병풍처럼 두른 위치에 지어졌는데요, 정문인 광화문 앞으로는 넓은 육조거리가 펼쳐졌답니다. 이곳은 명실상부 한양의 중심이자 조선의 중심이었어요. 경복궁은 이후 확장과 중건을 거듭하다 1592년 임진왜란으로 인해 전소되고 말았는데요, 이후 복구되지 못하다가 1867년에 이르러서야 흥선대원군의 주도로 중건되어 있었어요. 중건한 경복궁은 500여 동의 건물들을 갖춘 웅장하고 아름다운 궁궐로 새롭게 탄생했는데요,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우리 문화와 민족성을 말살하고자 한 일본이 계획적으로 경복궁을 파괴하기 시작했고, 후에는 아예 경복궁 바로 앞에 조선총독부 청사를 지어 궁궐 자체를 가려버리기까지 했어요. 다행히 1990년대에 이르러 본격적인 경복궁 복원사업이 추진되면서 옛 조선총독부 건물은 철거시키고, 현재도 꾸준히 복원을 진행 중이에요.
경복궁은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오시는 것이 더욱 쉽고 빠른데요, 교통 편은 아래 내용을 참고해 주세요. ^^
<지하철>
- 3호선 경복궁역 5번출구 도보 5분
- 5호선 광화문역 2번출구 도보 약 10분
<버스>
- 경복궁 남측 : 109, 171, 272, 601, 606, 1020, 7025
- 경복궁 서측 : 1020, 1711, 7016, 7018, 7022, 7212, 6011, 9703
* 보다 자세한 버스노선은 서울시 홈페이지( http://topis.seoul.go.kr/)를 참고해주세요~!
만약 자차로 찾아오실 경우에는 아이씨엠 주식회사에서 위탁 관리하는 경복궁 부설주차장에 주차를 하시면 되는데요, 단 주차장의 규모가 버스 50대, 승용차 240대 정도가 주차할 수 있는 크기로 공간이 넉넉하진 않다는 점을 감안해 주세요. 주차 요금이나 관리규정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실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또, 참고로 경복궁은 매주 화요일은 휴궁일(休宮日)이니 방문 시 이 부분을 참고해 주세요. ^^
경복궁 주차 및 요금 안내 페이지 바로가기 (☜ 클릭!)
그럼 본격적으로 경복궁 내부를 둘러볼까요? 이번에는 경복궁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함께 관람해보면 좋은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민속관도 함께 소개해드릴게요. ^^
입장권을 끊고 경복궁 안으로 들어가보았어요. 입장을 하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게 바로 위 사진 속에 보이는 '홍례문'인데요! 홍례문은 경복궁 근정전 앞 중문이에요.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과 근정전으로 들어가기 전에 건너야만 하는 다리인 영제교, 금천교 사이에 위치해 있답니다. 본래 홍례문은 임진왜란 당시 경복궁이 소실될 때 함께 전소되었는데요, 고종 때 다시 복원되었으나 일본인이 조선총독부 건물을 짓기 위해 허물어버렸어요. 이후 1997년 9월 11일에 이르러서야 다시 복원하기 시작했고, 2001년 10월 26일 준공했답니다. 참고로 본래 홍례문은 1426년에 집현전에서 ‘예(禮)를 널리 편다’는 뜻의 홍례문(弘禮門)으로 이름을 지어 올렸는데, 1867년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청나라 고종 건륭제의 휘호인 홍력(弘曆)을을 피하기 위해 현재의 홍례문(興禮門)으로 이름을 바꾸었어요.
홍례문을 지나 만나게 되는 위 건물은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勤政殿)이에요. 근정전은 국보 22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현존하는 한국 최대의 목조 건물 중 하나랍니다. 근정전은 경복궁 내 건물 중에서도 제일 크고 웅장한 건물로, 여기서 '근정(勤政)'이란 부지런하게 정치를 하라는 뜻을 담고 있답니다. 근정전에서는 왕의 즉위식이나 외국의 사신 접대 등 중대한 행사를 치르거나 과거 시험을 치르고 합격자를 발표하기도 했어요.
근정전 내부에는 어좌와 일월오봉도가 놓여 있었는데요, 어좌 뒤에 보이는 일월오봉도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의 산을 그린 그림으로 왕권을 상징하는 그림이랍니다. 근정전의 천장은 매우 정교하고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데요, 천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황금색의 칠조룡(七爪龍)이 조각된 것을 볼 수 있어요. 여기서 '칠조'란 발톱이 일곱 개라는 뜻으로 황제를 상징하는 용은 일곱 개의 발톱을, 왕을 상징하는 용은 다섯 개의 발톱을 그렸다고 해요. 본래 용 자체가 황제를 상징하는 동물로 창덕궁이나 창경궁의 정전에는 봉황을 그려두었는데 경복궁 근정전에는 7개의 발톱을 가진 쌍룡이 여의주를 손아귀에 진 모습을 새겨두었답니다.
조선 전기나 중기였다면 아마도 용을, 그것도 일곱 발톱을 지닌 용을 새겨 넣는 것이 어려웠겠지만, 경복궁을 중건했던 조선 말기에는 중국의 영향력이 많이 약화된 상태였기에 용의 발톱도 일곱 개로 조각할 수 있었던 것이랍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제는 조선이 중국에 사대한 것을 떨쳐내고 어엿한 독립국가입을 천명하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될 수 있어요. 건물 안에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과 의도들이 숨어 있다니 정말 흥미롭죠? 아이들에게 이러한 내용을 가르쳐 주시고, 근정전 천장의 칠조룡의 발톱 수도 함께 새어보세요. ^^
근정전이 경복궁에서 가장 크고 위엄 있는 건물이라면, 위 사진 속 경회루는 경복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손 꼽힌답니다. 경회루는 왕의 침전 영역 서쪽에 위치한 연못 안에 조성된 누각으로, 성대한 연회를 베풀거나 외국 사신들의 접견이 이곳 경회루에서 이루어졌답니다. 그 밖에 과거 시험이나 기우제 등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본래 경회루는 창건 당시에는 작은 누각에 불과했지만 태종 12년인 1412년에 연못을 새로 만들고 누각도 크게 지었답니다. 현재의 경회루는 임진왜란으로 전소된 것을 1867년에 중건한 것이에요.
다시 지어진 경복궁의 많은 건물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소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회루는 중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왔어요. 경회루는 건물 자체도 멋지지만, 연못과 주변의 정원 풍경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해요. 봄에는 연못 주변을 빙 둘러 심어진 벚나무가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내고 가을에는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이 물드는 장관을 만날 수 있어요. 바람이 잔잔한 날에는 맑은 연못 아래로 경회루의 반영도 볼 수 있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경관도 구경할 수 있어요.
참고로 경회루 내부는 평소에는 출입이 통제되어 있지만 인터넷이나 전화로 선착순 예약을 하신 분에 한해 정해진 시간에 관람해볼 수 있어요. 만약 경회루 특별 관람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경회루 특별 관람 예약 관련 페이지 살펴보기 (☜ 클릭!)
이외에도 경복궁 내에는 왕의 집무실인 편전과 침전인 강녕전,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 과거 집현전 건물이었던 수정전 등의 크고 작은 건물들과 아름답게 조성된 산책로가 있답니다. 천천히 경복궁의 풍경을 눈 속에 담고 마음으로 품으면서 느릿한 발걸음으로 가을 고궁의 정취를 느껴보시기 바라요. ^^
국립고궁박물관은 1908년 세워진 대한제국의 제실박물관을 모태로 2005년 문화재청이 개관한 대한제국의 왕실 유물 전문 박물관이에요. 거울 경복궁 경내 동쪽에 위치한 이 박물관에서는 국가적인 의례와 궁중의 실생활을 보여주는 유물 4만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데요, 왕이 입던 곤룡포와 왕이 앉던 자리인 어좌, 임금이 쓰던 가마와 인장, 임금부부의 자동차인 순종황제어차와 순정황우어차, 각종 해시계와 측우대 등을 만날 수 있어요. 또, 천상열차분야지도각석, 백자달항아리 등의 국보와 양부일구 등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보물들도 만나볼 수 있답니다. 경복궁을 둘러본 뒤, 국립고궁박물관을 찾아가시면 보다 생생하게 옛 왕족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 민족의 생활양식과 풍속을 연구해 생활 민속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이에요. 전시관은 한민족 생활사, 한국인의 일상, 한국인의 일생 등을 주제로 3개의 상설전시실을 운영하고 있고 이와 함께 우리 조상님들의 생활과 문화를 주제로 한 연 4회 이상의 기획전시나 특별전을 개최하고 있어요. 앞서 소개해드린 국립고궁박물관이 왕족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라면 국립민속박물관은 민초들의 삶의 흔적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경복궁을 찾게 되시면 이곳도 함께 둘러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아울러, 국립민속박물관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한국의 민속문화를 볼 수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 클릭!)
이렇게 경복궁과 국립고궁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를 둘러보았는데요! 이번 기회에 돌아오는 주말은 경복궁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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