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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교육

책의 글을 더 잘 이해하는 방법! '낭독'에 대하여 알아보자




요즘은 어디서도 책을 낭독하는 풍경을 찾아보기 쉽지 않아요. 그런데 낭독은 자유로운 묵독으로 넘어가기 전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랍니다. 또, 낭독을 꾸준히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유익함은 그대로 놓치기에는 매우 아까운 것이랍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낭독의 효과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이번 이야기를 살펴본 후 우리 집 책 읽는 시간을 낭독으로 채워 보는 것은 어떨까요? ^^





우리는 왜 낭독을 해야만 할까요? 그에 대한 답을 서원대학교 국어교육과의 최지현 교수님으로부터 들어보도록 할게요~!



  

성인 대부분이 묵독으로 책을 읽으면서 낭독은 옛날 방식의 글 읽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미디어에서 주로 전문가의 목소리로 듣다 보니 낭독을 의식적인 행위로 인식하기도 하죠. 초등학교에서도 과거만큼 낭독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문자 해독과 읽기 과정을 점검하느라 낭독을 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거치면서 서너 살 때부터 철자를 익히고, 일곱 살 이전에 한글을 떼고 입학하기 때문이죠.


낭독은 단순히 소리 내어 읽는 행위가 아니라 이해가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아이들은 텍스트만 보고 장면을 떠올리거나 감정을 파악하기 어려운데, 글을 소리 내어 읽으면 내용을 이해하고 파악하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또한 낭독은 화자와 저자의 의도나 감정, 등장인물의 태도 등을 상상해서 추리하고, 글의 맥락을 파악하며 읽는 ‘단서적 읽기’ 능력을 키워 줍니다.


낭독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으면 묵독 단계에서 글을 이해할 때 어려움을 겪습니다. 낭독을 하면 글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태도, 분위기, 독백과 대화 등을 자연스럽게 구분하지만 이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묵독을 하면 글을 기호로만 받아들여서 완벽히 이해하기 어려워집니다. 그 상태로 중·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글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죠.


독서의 발달 과정은 소리 내어 읽는 낭독, 소리 내지 않고 눈으로 읽는 묵독, 이미지로 글을 읽는 시독을 거칩니다. 일반 성인 독자는 묵독 단계까지 이르고, 아주 능숙한 독자는 시독까지 가능합니다. 낭독을 강조하는 이유는 독서 초기에 이루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낭독 단계에서 충분히 단서적 읽기 과정을 거쳐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독서 능력을 갖춥니다.


뒤집기를 하던 아이가 바로 두 발로 일어서지는 못합니다. 엉금엉금 기는 중간 과정이 필요하죠. 낭독은 기는 과정, 묵독은 두 발로 일어서 걷는 단계에 해당합니다. 때문에 낭독은 묵독으로 가기 위해 빨리 버릴 단계가 아닙니다. 낭독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죠. 아이가 낭독에서 얻어야 할 것들을 놓치지 않고 충분히 얻은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록 도와야 합니다.









독서 능력의 발달은 크게 다섯 단계로 나누어져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1학년까지를 ‘문자 해독기’, 초등학교 2~4학년에 걸친 ‘기초 독해기’,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아우르는 ‘기능적 독서기’, 중학교 2~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에 대응하는 ‘독립적 독서기’, 그리고 고등학교 2~3학년과 대학교 교육과정의 ‘전문적 독서기’가 이에 해당한답니다. 그 중 초등학교 2~4학년에 해당하는 기초 독해기는 음성언어에서 문자언어로 나아가는 시기이므로 반드시 낭독 훈련이 필요해요.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는 다르답니다. 음성언어는 말투나 표정이 복합적으로 드러나 뜻을 이해하기 쉽지만, 문자언어는 글자로만 이해해야 해요. 이는 아이들이 텍스트만으로 글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이유랍니다. 하지만 기초 독해기 때 낭독 훈련을 충실히 하면 글의 상황과 분위기를 파악할 뿐만 아니라 필자의 숨은 의도, 표현되지 않은 잠재적인 부분까지 재구성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 이해하는 과정을 습득할 수 있어요. 즉 문자언어 이해가 쉬워지는 것이랍니다. 이는 나중에 묵독 단계로 넘어가서도 소리 내지 않고 상상해 구성할 수 있는 초석이 되므로 기초 독해기에는 반드시 낭독 훈련이 필요해요.







일반 발달 과정으로는 초등학교 3~4학년 때 낭독에서 묵독으로 넘어간답니다. 하지만 아이마다 그 시기가 다를 수 있어요. 어떤 아이는 초등 2학년 때, 또 어떤 아이는 초등 4학년 때 넘어가기도 해요. 이런 개인별 편차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다른 아이는 묵독으로 읽는데, 너는 왜 소리를 내니?”라고 질책하면 아이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로 계속 묵독하기 때문에 오히려 장기적인 문제를 만들 수 있어요. 초등 중학년에는 아이의 독서 상태를 고려해 낭독과 묵독을 병행하는 것이 좋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낭독에서 묵독으로 넘어갈 수 있어요. 자전거를 초등학교 때 배운 사람과 대학 때 배운 사람의 속도는 비슷해요. 먼저 배웠다고 더 빨리 가지 않고, 늦게 배웠다고 느리지도 않답니다. 아이를 빨리 낭독에서 묵독 단계로 올려야겠다고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넘어갈 수 있는 단계가 되게끔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할 수 있어요.







낭독에서 묵독으로 넘어가는 것에 너무 집착해선 안 되지만 방치해서도 안 된답니다. 기초 독해기를 지나면 기능적 독서기로 넘어가는데, 이때 읽어야 할 독서량이 많아지고 글의 구조도 복잡해지기 때문이에요. 초등 국어 교과서를 펼쳐보면 그 차이가 확연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초등 2~5학년 국어 교과서 본문은 3쪽 이내지만, 6학년 때는 5~6쪽 분량이 나오고 글씨 크기도 작아져요. 중학교 때는 분량이 더 늘어난답니다. 단순히 묵독 문제가 아니라 글을 읽으면서 의미를 통합해야 하는 단위가 커지는 것이죠. 때문에 초등 5~6학년 때 묵독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어요. 그만큼 아이가 학습 시기에 맞는 독서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 중요해요.







같은 학년도 독서 수준이 천차만별이랍니다. 그러나 초등 1~2학년은 대부분 초보 독서가에 해당하므로 이때 낭독 습관을 들이면 좋아요. 초등 저학년인데 묵독이 가능한 아이는 묵독과 낭독을 병행하면 된답니다. 낭독이 주는 유익이 매우 크기 때문이에요. 특히 아이가 책을 읽을 때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낭독 연습이 더 필요해요. 학년에 상관없이 소리 내어 읽는 연습을 하면 좋답니다.


•한 글자, 또는 한 낱말씩 읽는다.

•단어나 구절의 끊어 읽기가 안 된다.

•앞뒤 낱말의 순서를 바꿔 읽는다.

•한 줄을 건너 뛰고 읽는다.

•익숙하지 않은 글자는 빼고 읽는다.

•조사를 자주 빼고 읽는다.

• 책에 없는 낱말을 만들어 읽거나 다른 낱말로 바꿔 읽기도 한다.

•쉼표, 온점, 물음표, 느낌표 등 구두점을 무시한다.

•손가락으로 글자를 짚어야 읽을 수 있다.

•묵독을 할 때 자연스럽지 않고 입으로 중얼중얼하며 읽는다.

•읽는 속도가 느리다.

•읽고 나서 무엇을 읽었는지 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출처 「초등 적기 독서」





초보 독서가에게는 부모님이 시간 날 때마다 낭독해 주는 습관이 중요해요. 독서 연구가인 빅토리아퍼셀 게이츠는 만 3~5세에 부모가 소리 내어 책을 많이 읽어주면 만 5세가 되었을 때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문장 이해력이 더 높고, 더 복잡한 문장을 구사하는 것을 발견했다고 해요. 부모가 해준 낭독이 독서와 비슷한 도움을 준 것이죠. 아이 집중력에 따라 부모가 낭독해 주는 책의 난이도를 점차 높여 가면 아이의 집중력과 독해 능력이 발전한답니다. 때문에 아이가 글을 읽을 수 있게 된 후에도 부모가 읽어주는 낭독을 멈춰서는 안 돼요. 아이가 유창하게 낭독하고, 이후 묵독으로 넘어갈 때까지 병행해주세요. 그 후에도 아이가 원한다면 부모 낭독을 계속하면 좋답니다.





초보 독서가인 초등 1~2학년 때 수업 시간에 낭독할 기회가 많으면 좋지만, 요즘은 한글 깨우치는 시기가 빨라진 데다 다른 반에 피해를 줄까 봐 소리 내어 읽기를 잘 하지 않아요. 또 초등 2학년이 되면 학교 도서관 등 조용한 공간에서 책 읽는 일이 점점 많아져 더욱 낭독할 기회가 없답니다.


그러니 집에서 하루 중 낭독 시간을 정해두고 연습을 해보세요. 이때 아이가 부모를 감시자로 느끼지 않는 편한 분위기가 중요하답니다. 감시자가 있으면 속도를 내느라 긴장하는 탓에 낭독이 주는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지 못해요. 아이가 최대한 편한 분위기에서 낭독할 수 있게 배려해주세요.









읽기 자료가 너무 어려우면 아이가 낭독 시간에 긴장을 하고, 성취감도 느끼기 어려워져요. 그러니 아이가 현재 배우고 있는 교과서 수준의 텍스트를 골라주세요. 교과서가 아니더라도 다루는 어휘나 주제 등이 아이에게 만만한 수준이어야 해요. 만약 아이가 해당 연령대의 책을 어려워한다면 더 쉬운 내용을 고르고, 읽고 싶어 하는 책을 우선으로 선택해주세요.





낭독은 매일 짧게 하는 것이 포인트랍니다. 처음에는 A4 반 장 분량의 비교적 짧은 글로 시작해주세요. 익숙해지면 분량을 조금씩 늘려가되 초등 저학년의 집중력을 고려할 때 한 번에 10분 이상은 무리이니 이를 참고해 주세요. 분량에 욕심내기보다 조금씩 매일 낭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좋아요.





처음 낭독을 시작한다면 소리 내어 읽는 맛이 뛰어난 동시가 적당해요. 길이가 짧기 때문에 부담이 없고, 낭독을 반복하면서 리듬을 찾아내면 더욱 신나게 읽을 수 있답니다. 길지 않은 동시는 일주일 동안 반복 낭독하면서 외워 봐도 좋답니다.





아이가 낭독에 익숙하지 않다면 한쪽은 부모님이, 다른 한쪽은 아이가 번갈아 가며 읽어보도록 해보세요. 놀이처럼 할 수 있어 아이가 부담스럽지 않답니다. 또, 부모님이 읽을 때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글을 눈으로 찾아 따라가므로 문자와 소리를 연결 지어 볼 수 있어요.



알아두면 좋은 팁! '부모님이 책을 읽어줄 때는?'


1. 평소 좋아하지 않는 분야의 책

아이가 스스로 읽지 않는 분야가 있다면 부모가 읽어줄 책으로 대신 선택해 보세요. 평소 이야기책만 보는 아이라면 과학 이야기나 역사동화 등을 읽어주며 낯선 분야와 친해지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답니다.



2. 아이 수준보다 조금 어려운 책

아이 혼자 읽기에 조금 어려운 책을 부모님이 읽어주면 이해할 때가 많아요. 독서 초보 아이는 귀로 들으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잘 이해한답니다. 부모님이 읽어줄 때는 설명을 곁들이기 때문에 어려운 책을 쉽게 이해하기도 해요. 이렇게 차츰 어려운 책을 읽으면서 읽기와 듣기 수준을 높여 가면 이해력과 사고력을 함께 키울 수 있답니다.









아이에게 낭독을 하라고 하면 흔히 빨리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빨리 읽어야 잘 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물론 잘 읽는 아이는 빨리 읽지만, 낭독 연습은 빨리 읽는 것이 목표가 아니랍니다. 빨리 읽으라고 재촉하면 글의 의미를 생각하고 상상하며 읽는 낭독의 즐거움을 놓칠 수 있어요. 오히려 너무 빨리 읽으려고 하면 천천히 읽으라고 말해주는 게 좋아요. 아이가 지나치게 빨리 읽는다면 책을 다 읽은 후 내용을 요약하게 해서 제대로 이해하는지 확인해주세요.





글을 잘 읽는 아이는 문장을 읽을 때 한 호흡으로 읽거나 의미가 나눠지는 단위로 호흡을 끊어 읽는답니다. 잘 못 읽는 아이는 이런 연습이 되어 있지 않아 호흡이 다할 때까지 한 덩어리로 읽고, 숨이 가쁘면 아무 데서나 끊어 읽어요. 문장이 어떤 의미로 뭉쳐 있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따라서 아이가 적절하게 끊어 읽는지를 살피면 책의 의미를 얼마나 이해하는지 알 수 있어요. 의미 단위로 읽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부모님이 본보기를 보여주세요. 부모님이 낭독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아이와 한쪽씩 낭독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이가 낭독할 때 부모가 지켜보면서 적절하게 피드백을 주면 좋답니다. 피드백을 받은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제대로 하는지, 무엇을 못하는지를 알아갈 수 있어요. 즉, 메타인지가 높아지는 것이죠. 메타인지가 높으면 책을 읽다가 모르는 부분이 나올 때 다시 돌아가서 이해하고 돌아올 수 있어요. 때문에 메타인지는 독해를 잘하는 독서가로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해요.





책을 잘 이해한다는 말은 책을 보면서 장면이나 상황, 사건을 머릿속으로 재구성하면서 읽는 것을 의미해요. 낭독은 이런 과정을 도와준답니다. 잘하는 낭독은 속도를 넘어 다양한 톤으로 그 장면을 상상하면서 읽는 것이에요. 따라서 상황과 어조에 맞도록 읽어보게 하면 좋은 연습이 된답니다. 아이가 낭독할 때 ‘그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해봐’ 라고 말해주세요. 천천히 읽어도 좋으니 충분히 기분을 살려 읽어보라고 말해주세요.


아이들은 낭독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서 배워요. 그러니 부모님들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내용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고, 긴 문장은 짧게 끊어서 의미를 잘 전달해 주세요. 대화는 감정을 살려 읽고, 몸짓이나 손짓도 추가해가면서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