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공식블로그를 찾아주신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음식문화'를 주제로 재미있는 우리 역사를 이야기해보려 해요. 바로 조선시대 후기에 이른 식문화의 변화인데요, 그럼 내용을 살펴볼까요?!
우리 민족은 조선시대에 이르러 농서가 간행되고 지리지가 편찬되기 시작했어요. 이를 시작으로 선진농업기술이 적극적으로 전파되면서 각 지방의 농업 실상과 특산물이 파악될 수 있었고 농업기술 또한 발달하게 되었답니다. 농업 국가였던 조선은 국가 생산력의 절대 다수를 농업에 의존했는데요, 하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흔한 '모내기', 즉 '이앙법'은 조선 전기에는 법으로 금지되었어요. 조선 전기에는 볍씨를 논에 직접 뿌리는 '직파법'으로 벼농사를 지었답니다. 그러던 중 임진왜란 이후로 이앙법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면서 농사문화가 크게 변하였고, 또한 임진왜란 전후로 들어온 고추와 호박 등의 새로운 남방식품이 유입되면서 식문화도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어요.
모내기란 벼농사를 지을 때 씨를 논에 뿌리는 방법이 아니라 모판에서 모를 키운 후 싹을 틔워 일정하게 자랄 때까지 키운 다음, 물을 댄 논에 옮겨 심는 방법이에요. 모내기, 즉 이앙법의 장점은 '높은 생산력'을 낼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요. 모내기 과정에서 나쁜 모를 골라내고 튼튼한 모만 옮겨 심을 수 있어서 수확량을 2배나 늘릴 수 있었고, 벼 포기 사이를 넓게 심어 그 사이의 잡초 뽑기(김매기)가 쉬워 일손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1인당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규모도 커진 것이죠.
하지만 이앙법은 가뭄에 매우 취약한 농사법이란 단점이 있었어요. 모내기를 하기 위해서는 논에 물이 있어야 하는데, 가뭄이 들어서 물이 부족할 경우에는 모를 한 포기 심기에도 힘들어지는 것이죠. 이에 조선 초기에는 이앙법을 법으로 금지했고, 상대적으로 가뭄의 피해가 덜한 직파법으로 벼농사를 짓게 했어요.
이앙법을 금지했던 이유는 이것 말고도 한 가지가 더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세금을 내지 않는 계층 양반과 노비 외에 조세징수의 주요 대상은 양민이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양민의 수가 그렇게 많은 것만은 아니었답니다. 만약 이앙법 확대되면 농사에 투입되는 양민의 인력이 감소할 우려가 있고, 이는 곧 토지 대비 징수의 근거가 무너져 조세의 뼈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에 이앙법이 금지된 것이에요.
하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본능을 지닌 사람들은 이앙법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어요. 특히 자기 땅을 많이 소유한 농민이라면 수확량이 많은 이앙법을 원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임진왜란 이후로 혼란한 사회와 황폐한 땅을 다시 일구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양의 곡식을 생산할 필요가 있었어요. 이러한 시대 상황과 개개인의 이득이 맞물려 임진왜란 이후부터는 논에 물 대기만 할 수 있다면 누구나 이앙법으로 농사를 지으려 했어요. 이앙법이 고착화될 수록 쌀의 생산량은 점점 더 늘어났답니다. 또, 자기 땅을 소유한 농인들은 이앙법으로 큰 돈을 벌게 되었고 '부농' 혹은 '광작농'이라 일컬어지는 부농층이 차츰 생겨나게 되었답니다. 한편, 쌀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조선에서는 상업의 기운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수공업이 발달하면서 조선에서도 자연스럽게 자본주의적인 모습이 나타나게 되었어요. 이처럼 모내기 방법은 농사문화뿐만 아니라 조선 역사에 큰 변화를 일으켰답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지난 뒤, 조선 후기에는 서방 국가와 교역 중이던 일본과 청나라를 거쳐 여러 외래 농작물들이 조선으로 전래되었어요. 대표적인 것으로 옥수수, 고추, 토마토, 감자, 고구마, 호박, 땅콩 등을 꼽을 수 있는데요. 이 새로운 농작물들은 우리의 식문화를 바꿔놓았어요. 특히 고추는 우리 밥상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는데요. 고추가 전해지기 이전 김치는 소금과 후추로 만들었지만 고추가 들어옴으로써 고춧가루와 마늘, 파, 생강 등을 이용한 본격적인 김치 문화가 형성되었기 때문이에요. 또, 김치를 포함한 다양한 반찬에 고추가 이용되었는데요. 이전에는 고추의 역할을 후추가 대신했지만 후추는 값이 비싸고 귀해 왕실과 양반층, 일부 부유층에 한해 사용되었어요. 하지만 고추가 민가에 보급되면서 오늘날의 밥상 문화가 만들어지게 되었답니다.
한편, 식생활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담은 조리서가 출간되었고, 상차림의 구성법도 점차 정착되었어요. 또, 이에 따른 식사예법도 다듬어져 의례 음식이나 명절 음식의 차림새가 전국적으로 통일되었답니다. 우리 전통 음식의 조리법은 고려의 것을 그대로 이어 받아 조선시대에도 이어졌는데요. 17세기 즈음부터 한국의 조리법은 고유성을 획득하고 하나의 문화로서 틀을 잡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임진왜란을 전후로 뒤바뀌게 된 조선시대의 농사문화와 식문화의 변화를 소개해드렸는데 잘 살펴보셨나요? 음식 속에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데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흔히 먹게 된 쌀밥과 김치를 즐길 때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을 알고 맛을 본다면 더욱 의의가 있을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심화 활동으로 농사나 음식문화와 관련된 전문 서적을 함께 읽어보시면 더욱 좋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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