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한글날인데요. 이날은 한글의 창제와 반포를 기념하고 그 우수성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국경일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한글의 의의를 돌이켜보고, 한글날을 맞아 우리가 틀리기 쉬운 대표적인 맞춤법을 살펴보려 해요. ^^
한글은 1446년,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반포된 한국 고유의 문자예요. 당시 세종대왕은 자국의 문자가 없이 어려운 한자를 사용해야 하거나 글을 아예 읽지 못하는 백성들을 안타깝게 여겨 한글을 만들어냈어요. 이때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의 목적이 백성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혔답니다.
한글은 인류가 사용하는 문자 중 창제자와 창제 연도가 정확히 밝혀진 몇 안 되는 문자 중 하나고, 제자(制字) 원리의 독창성과 과학성이 우수하다는 것이 입증된 글자예요. 2009년에는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국제공개어로 채택되기도 했답니다.
언어는 민족의 정체성과 공동체적인 결속력을 유지하게 해줘요. 한 민족이 민족의 동질감을 느끼게 하는데 있어 공통의 언어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에요. 게다가 세계에서 자국의 문자를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30여 개국에 불과해요. 또, 한글은 대한민국과 북한, 해외동포 등 8천만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세계 13위 권의 언어인데요, 이런 부분에서 우리는 한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요.
그럼 지금부터 한글날을 맞아, 가장 틀리기 쉬운 맞춤법들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할게요.
아마도 가장 많은 분들이, 가장 많이 헷갈려 하는 맞춤법이 ‘되’, ‘돼’가 아닐까 싶어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돼’는 ‘되어’의 준말이에요. 즉 ‘돼=되어’라고 생각하시면 좋아요. 만약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할 지 헷갈릴 때는 그 자리에 '되어'를 대신 집어넣어보세요. 어색하다면 ‘되’가, 자연스럽다면 ‘돼’가 맞는 표현이에요.
그래도 잘 모르시겠다면, ‘되’나 ‘돼’가 들어갈 자리에 ‘하’와 ‘해’를 집어넣으면 되는데요, ‘하’를 넣어서 자연스럽다면 ‘되’가, ‘해’를 넣은 게 적당하다면 ‘돼’가 맞는 표현이에요.
이 역시 가장 많이 틀리는 맞춤법 중 하나인데요. ‘안’은 ‘아니’의, ‘않’은 ‘아니하’의 줄임말이에요. 이 역시 헷갈리는 부분에서 ‘아니’나 ‘아니하’를 대입시켜보면 어떤 게 맞는 것인지 알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안 돼’의 경우 ‘아니 돼’는 말이 되지만 ‘아니하 돼’는 이상하죠? 따라서 이때에는 ‘안 돼’가 맞는 말이에요.
이것도 어려우신 분들이라면 문장에서 ‘안’이나 ‘않’을 제외시켜 보세요. 이를 테면 ‘안 된다’에서는 ‘안’을 빼도 문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만, ‘되지 않았다’에서 ‘않’을 빼면 문장이 완성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데’는 말하는 사람이 직접 경험한 사실에 대해 보고하는 용으로 쓰이거나, 장소나 날짜, 경우를 말할 때도 사용된답니다. 반면 ‘대’는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닌,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쓰여요.
“거기 맛있던‘데’?”는 과거 화자가 경험한 사실이고 “걔는 맛있‘대’”는 남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문장이에요. “그 기사 본 데가 어디야?” 이 문장에서는 장소를 묻고 있으므로 ‘데’가 적합해요.
‘-던지’는 과거의 경험에 대해 회상하거나 추측할 때 쓰는 말이에요. 이에 비해 ‘-든지’는 여러 가지를 나열해 어느 것을 선택할 수 있을 때 사용한답니다.
“얼마나 덥던지 땀을 많이 흘렸다”에서는 ‘-던지’가, “선택하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에서는 ‘-든지’가, 맞는 표현이죠.
이 둘은 발음이 똑같기 때문에 많이 혼동되는 맞춤법 중 하나예요. 하지만 쓰임새는 엄연히 다른데요~! ‘-로서’는 지위나 신분, 어떤 자격을 나타낼 때 쓰이거나, 어떤 동작이 일어나거나 시작되는 곳을 가리킬 때 사용되기도 해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다했다’, ‘그 일로서 시작됐다’에서는 ‘-로서’가 맞는 표현이에요.
반면 ‘-로써’는 어떤 물건의 재료나 원료,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 또는 어떤 일의 기준이 되는 시간을 나타낼 때 사용된답니다. ‘대화로써 해결해야 한다’, ‘올해로써 벌써 10년이다’ 등은 ‘-로써’를 써야 맞죠.
예를 들어, 학생은 자격이니 ‘학생으로서’로 쓰는 것이 맞아요. ‘요리 재료로써 그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문장에서는 ‘요리’가 재료를 뜻하니 ‘로써’가 맞는 말이랍니다.
'왠'과 '웬'은 발음이 같다 보니 헷갈려 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왠’은 혼자서는 쓰이지 않고 ‘왜인지’의 줄임말인 ‘왠지’로만 쓰이는 단어예요. ‘왠지’는 ‘왜 그런지 모르게 또는 뚜렷한 이유 없이’ 뜻으로, 문법적으로는 이유를 묻는 의문사 ‘왜’에 서술격 조사 ‘-이다’의 어간 ‘-이’, 연결어미 ‘-ㄴ지’가 결합된 부사랍니다. “왠지 그럴 것 같았어”, “오늘 왠지 느낌이 좋은데…”처럼 활용되죠.
한편, ‘웬’은 ‘어찌 된 또는 어떠한(정체를 알 수 없는)’의 뜻이 있는 관형사인데요. 단독으로 쓰여 “웬 영문인지 모르겠다” “이게 웬 떡이야”처럼 쓰이기도 하고, ‘웬걸’ ‘웬일’ ‘웬만하면’처럼 다른 단어와 붙여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유를 묻는 ‘왜’와는 전혀 관련 없는 낱말이에요. 이 두 단어의 가장 확실한 구분법은 ‘왠지’를 빼고는 다 ‘웬’이 쓰인다는 것이에요.
이렇게 한글날을 맞아 이날의 의의와 일상에서 틀리기 쉬운 맞춤법 몇 가지를 살펴보았는데요. 만약 글을 쓸 때 맞춤법이 헷갈린다면 국립국어원이나 온라인 국어사전 등을 통해 도움을 받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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