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어요. 도대체 얼마나 난이도가 상승한 것인지 영역별 출제 경향을 분석하고, 우리 아이 교육에서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하는지 전문가의 눈으로 살펴볼게요.
지난 11월 15일에 치러진 2019학년도 수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체적으로 어려워졌다는 것이에요. 특히 수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1교시 국어 영역이 어려워 수험생들이 당황하는 동시에 부담을 느껴 이후 시험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여요. 실제 난이도 상승보다 학생들의 점수 하락 폭이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 거예요.
국어는 화법, 작문, 문법, 독서, 문학 다섯 영역으로 나누어 시험 문제가 출제되는데요. 2019학년도 이전까지는 대부분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문법·독서 영역에서 어려운 문제를 출제했어요. 다른 영역보다 이 두 영역에서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이 비교적 쉽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번 수능에서는 화법·작문 부분에서 어려운 문제가 출제돼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어요. 화법·작문 영역은 상대적으로 학습 집중도가 덜했던 터라 수험생들이 더욱 당황했을 것으로 생각돼요.
수학 영역 역시 난이도가 상승했어요. 기존 어려운 문제 즉, ‘킬러 문제’라 하는 21·29·30번 문항만이 아니라 그 외의 문제도 어렵게 출제됐어요. 수험생의 수학 학습 경향이 위의 세 문항을 제외한 27문항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문제의식뿐만 아니라, 이에 따라 원점수 기준 92점과 88점의 동점자가 많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이는 지난 6·9월 모의평가에서 어느 정도 예측했던 부분이에요.
영어 영역도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됐으며, 지난 6·9월 모의평가에 출제됐던 신유형이 그대로 출제됐어요. 또한 올해는 기존 수능과 다르게 문제 유형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어요.
탐구 영역은 사회탐구 9과목과 과학탐구 8과목 중 수험생이 사회탐구 2과목 또는 과학탐구 2과목을 선택하게 되어 있어요. 따라서 각 과목 사이의 난이도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요. 올해 역시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하는 결과가 나타났어요. 원점수가 같아도 선택 과목에 따라 표준점수나 백분위, 등급 등이 다른 상황이 발생한 것이에요. 그러나 대학에서는 이를 보정하는 변환표준점수나 백분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어느 정도의 유·불리는 해소될 수 있답니다.
그렇다면 이번 수능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내용을 반영해 변화된 부분이 있을까요? 간단히 말하면 없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수능은 2021학년도부터인데요. 내년도 즉, 2020학년도 수능은 일정 부분 변화할 수 있는데, 이 역시 교육 과정 차이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요. 단, 예외적으로 지구과학은 이번 수능에서 출제 경향 변화가 나타났어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교과 과정이 큰 폭으로 개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단원이 빠졌는데, 이를 대비하려는 것과 최근 지구과학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증가하는 점 때문이에요. 기존 지식측정형 문제에서 2개 이상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사고하는 유형의 문제로 변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현재 초등학생은 훗날 대학 입시와 관련해 어떤 부분에 신경 쓰는 것이 좋을까요? 이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초등학생의 부모님에게 전하는 말로 대신하려 해요.
우리가 흔히 줄여서 부르는 '수능'의 공식 명칭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에요. 이는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는 의미인데요. 대학에서 하는 공부는 기본적으로 정보해석력과 사고력으로 대표된답니다. 그렇다면 수능은 이 두 가지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 할 수 있어요. 또한, 최근 많이 거론 되는 학생부종합전형 역시 획일화하거나 암기 위주의 학습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통한 학생의 성장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답니다. 특정 분야의 활동을 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활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사고와 노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에요.
이를 초등학생 학습과 연관 지어 생각해보면 학습에서 지식 측정에 대비해 주입식 학습을 하거나, 단순반복 학습을 되풀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답니다. 다소 더디게 가더라도 아이가 그러한 지식이 나오게 된 배경이나 원리에 관심을 갖게 도와주는 것이 중요해요. 이 바탕에는 흥미와 재미가 있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답니다. 흥미와 재미를 느끼는 활동과 학습을 깊이 있게 경험한 아이는 다른 분야의 임무가 주어져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성을 갖게 마련이기 때문이에요.
또, 평상시 아이가 ‘무엇을’이 아닌 ‘왜’에 초점을 맞추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답니다. 이미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과정은 ‘왜’를 사고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낯선 사고방식은 아니에요. 아이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고, 이를 밖으로 드러내는 기회를 제공해주세요. 성취 결과물만큼 과정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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