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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일상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우리나라 명절음식 이야기

 

 

 

 

명절에는 갖가지 음식을 차려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고, 가족과 이웃 간에 모여 서로 정을 나누는데요, 명절마다 대표하는 음식이 있죠? 예를 들어, 설날에는 가족들이 모여 떡국을 먹는 것처럼요. ^^ 오늘은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명절음식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새해 첫날, 설날에 좋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으면 일 년 내내 배부르다고 하는데요, 설날의 대표 음식은 떡국으로, 차례상과 손님을 대접하는 상에 올립니다. 이 외에도 만두, 약식, 단자류, 빈대떡, 강정류, 식혜, 수정과, 세주, 햇김치 등을 먹었어요.

 



설날이 되면 담백한 흰 가래떡으로 떡국을 끓여 먹는데요, 떡국을 먹는 것은 한 살을 더 먹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떡을 길게 늘려 가래로 뽑는 것은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축복의 의미이고, 엽전 모양으로 둥글게 써는 것은 그 해에 재화가 충분히 공급되기를 바라는 기원이 담겨 있다고 해요. 또한, 화려하지 않고 정갈한 느낌의 가래 떡을 먹는 이유는 흰색에 천지만물의 신생과 경건함의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떡국은 흰떡과 쇠고기, 꿩고기를 사용해 끓였으나 꿩을 구하기 힘든 서민들은 닭을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꿩 대신 닭’이란 말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요.

 

 


만두는 북쪽 지방에서는 빠져서 안 되는 음식 중 하나인데요, 중국의 진(晉)나라 때 쓰여진 요리책 《병부(餠賦)》에 의하면 만두 역시 봄이 시작되는 첫날인 설날에 풍년을 기원하며 먹던 음식이라고 합니다. 만두는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남만(南蠻)을 정벌할 때 폭풍우를 잠재우려면 오랑캐의 머리를 제물로 바쳐야 했는데요, 사람 대신 고기로 만두소를 만들고 밀가루로 싸서 사람 머리 모양을 만들어 제사를 지낸 것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보름달을 보며 한 해의 소원을 빌었던 정월대보름에는 전날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먹고 정월대보름 아침에는 일 년 내내 부스럼이 없도록 부럼과 귀밝이술을 먹는데요, 그 밖에 즐겨 먹는 음식은 약식, 묵은 나물, 복쌈, 원소병, 팥죽 등이 있어요.

 



정월대보름에 땅콩이나 호두를 깨무는 것을 “부럼 깐다”고 하는데요, 부럼은 딱딱한 열매류를 뜻하는 것으로 호두나 잣, 땅콩 등을 이르고, ‘부스럼’의 방언이기도 합니다. 영양 상태가 좋지 않던 옛날에는 부스럼이 많이 났는데요, 땅콩이나 호두 등에는 영양소가 풍부해 실제로 피부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했다고 해요.

 

 


오곡은 찹쌀, 수수, 팥, 차조, 불콩을 이르는 말인데요, 여기에 대추 등을 섞기도 했으며, 오곡밥에는 모든 곡식이 풍년을 이루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다른 성을 가진 세 집 이상의 것을 먹어야 그 해의 운이 좋아진다고 하여 나눠 먹었는데요, 이는 제삿밥을 나누어 먹는 풍습이 전승된 것이라고 합니다.

 

 


묵은 나물은 추석 때 고사리, 곤드레, 무, 호박고지, 시래기, 도라지, 취나물, 가지, 삼나물 등을 거두어 말려둔 것을 말하는데요, 묵은 나물을 먹으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정월대보름이면 묵은 나물을 챙겨 먹었다고 해요.

 

 


정월대보름에는 곰취잎, 피마자잎, 소루쟁이잎 등 잎 넓은 나물로 쌈을 싸먹는 풍습도 있었는데요, 이를 복쌈이라고 하며, 이름 그대로 풍년과 평안이 깃들기를 바라는 음식입니다. 복쌈을 먹는 것은 복을 자기 것으로 삼는다는 의미도 있다고 해요.

 

 

 


 


동지를 지낸 지 105일째에 맞이하는 한식은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명절로 꼽히는데요, 이 날부터 밭을 갈고 농작물의 씨를 뿌리는 등 한해 농사가 시작됩니다. 한식(寒食)은 이름 그대로 ‘찬 음식을 먹는 날’을 뜻하는데요, 따라서 전날 미리 장만해 놓은 찬 음식을 그대로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식 무렵은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건조기이기 때문에 불을 조심하고 잘 관리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요, 쑥전, 쑥떡, 화전, 화채 등 쑥이나 진달래꽃으로 만든 음식을 먹는 날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꽃떡이나 꽃차 등은 주로 민가에서 먹었고, 궁중에선 창면, 화면(花麵) 등 차가운 국수를 즐겨 먹었다고 해요.

 

 


봄을 대표하는 나물인 쑥. 이 맘 때면 산과 들에 식용으로 좋은 어린 쑥이 많이 나오는데요, 먹을 것이 풍부 하지 않던 시절,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쑥으로 만들어 먹던 쑥떡과 쑥단자, 쑥탕이 한식의 대표 메뉴입니다.

 

 


궁중에서는 창면이나 화면과 같은 예쁜 빛깔의 화채 종류를 즐겨 먹었는데요, 이와 비슷한 음료로 배화채, 진달래화채, 앵두화채, 원소병, 송화수, 보리단 같은 것들을 준비하고, 과자류인 유밀과를 함께 먹었다고 해요.

 

 


화전은 궁중과 민간에서 모두 즐긴 한식 요리 중 하나인데요, 서민들도 봄철에 나는 꽃을 따다 꽃떡이나 꽃차 등의 음식을 즐겼습니다. 특히 한식에는 제철 진달래 꽃을 이용한 음식을 즐겨 먹었어요.

 

 

 

 

 

 

 

단오는 일 년 중 가장 양기(陽氣)가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여겼으며,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풍제(祈豊祭)이기도 합니다. 이때부터는 비가 자주 오는 계절로 접어들기 때문에 나쁜 병이 번지기 쉬워 여러 가지 풍습이 생겨났는데요, 남녀 모두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아 나쁜 귀신과 질병을 쫓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단옷날은 주로 준치국, 도미찜, 앵두화채, 생실과, 도행병, 앵 두편 등을 만들어 먹었고, 대두황건(콩나물 말린 것), 순무, 무, 호박, 박, 시래기 등 묵은 나물을 삶아 무쳐서 찬을 하면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해 즐겨 먹었어요. 한방에서는 단옷날 오시(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까지)에 뜯은 쑥이 약효가 좋다 하여 쑥과 익모초(益母草)를 뜯어 말려 두었다가 약으로 쓰는 풍습이 있고, 수리취절편을 만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일명 차륜병, 단오병이라고도 불리는 수리취절편. 차륜병은 절편을 만들 때 둥근 수레바퀴 모양의 떡살로 무늬를 찍어 만든 데서 연유했는데요, 단오는 다른 말로 ‘술의날’ 또는 ‘수릿날’이라고도 합니다. ‘술의날’과 ‘수리’는 수레를 가리키는 우리 말로 농사짓던 농민들에게 수레는 무척 중요한 기구여서 먹는 떡도 수레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준치는 생선 가운데 맛이 으뜸이라 진어(眞魚)라고도 하는데요, 특히 초여름에 맛있는 생선입니다. 단오는 여름이 다가오는 때라 준치 음식으로 입맛을 돋우고 더위에 대비했다고 해요.

 

 

 

 

 

 

추석은 일 년 동안 길러 거둬들인 햇과일과 햇곡식으로 차례상을 차리는 날인데요,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떡을 빚어 나눠 먹었다고 해서 ‘일 년 열두 달 365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날은 각종 햇곡식과 햇과일을 거두며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송편, 토란탕, 화양적, 지짐누름적, 닭찜, 배숙, 배화채, 율란, 조란, 밤초, 햇콩밥, 햇밤밥, 송이산적, 송어찜, 햇과일 등을 먹었어요.

 



송편은 떡에 소나무 잎을 넣어 만든다고 해서 송병(松餠)으로 불렸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송편이라고 바뀌었어요. 송편의 원래 모양은 ‘반달’을 의미했는데요, 점차 커져서 보름달이 되는 반달 모양을 본떠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송편은 추석 때 햇곡으로 빚는 명절 떡으로, 연중 가장 먼저 나오는 햅쌀로 빚은 송편을 ‘오려 송편’이라 하여 조상의 차례상과 묘소에 올렸어요.

 

 


토란은 추석 즈음부터 나오기 시작하며, '흙 속의 알(土卵)'이라는 뜻의 이름인데요, 토란은 전통 민화에 십장생과 함께 등장할 정도로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식품입니다. 이것이 바로 추석에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토란탕을 만들어 먹은 이유기도 합니다. 또한, 토란에는 소화를 돕고 변비를 예방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떡이나 고기를 많이 먹어 배탈이 나기 쉬운 추석에 토란국을 끓여 먹은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인다고 해요.

 

 

 

 

 

 

동지는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어 음(陰)이 극에 이르지만, 이 날을 계기로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여 양(陽)의 기운이 싹트는, 사실상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전통사회에서는 흔히 동지를 ‘작은 설’이라 하여 설 다음 가는 경사스러운 날로 생각했는데요, 옛말에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라는 말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동지 음식은 팥죽 외에도 냉면, 타락죽이나 전약(煎藥, 우유에 말린 생강, 정향, 계심, 꿀을 섞어 만든 것), 비웃(청어)구이와 비웃젓이 있어요.

 



팥죽은 흔히 음의 기운이 가장 큰 동짓날에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먹는다고 전해지는데요, 이는 중국의 요순시대에 동짓날 죽은 역질 환자가 귀신이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귀신은 밝은 것, 즉 붉은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색이 있을 때 달아나거나 나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래서 곡식 중에서 유난히 색이 붉은 팥으로 죽을 쑤어 문에 발라 나쁜 일을 막고, 팥죽에 든 새알심을 나이 수만큼 먹는 풍습이 생겼다고 해요. 동지 팥죽은 먼저 사당에 놓아 차례를 지낸 다음 방, 마루, 광 등에 한 그릇씩 떠다 놓고, 대문이나 벽에다 팥죽을 뿌리고 난 다음에 먹었습니다.

 

 

 

 

지금까지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우리나라 명절음식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그 동안 명절 때마다 별 생각 없이 먹었던 명절음식들에 저마다 이런 유래가 숨겨져 있었다니 재미있죠? ^^ 다가오는 이번 설에는 아이들과 함께 떡국을 먹으면서 설날에 떡국을 먹게 된 유래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