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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일상

아날로그 감성이 살아있는 철길 공원, 경춘선 숲길로 떠나보자!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매우 복잡하고 사람도 북적북적 많아서 조용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사실 서울에는 한적한 분위기를 즐기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곳이 참 많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녹슨 철길을 따라 추억과 감성을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인 경춘선 숲길을 소개해드리려 해요.






 

경춘선 숲길은 지난 2010년 열차 운행을 중단한 이후로 방치되어 있던 경춘선 폐선부지를 공원화한 공간이에요. 과거 경춘선은 왁자지껄 대학 엠티의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고, 누군가에게는 첫사랑과의 기차데이트를 떠올리게 하는 낭만의 상징과도 같았어요. 그러던 중, 2010년 경춘선의 복선전철화가 완료되면서 그 중 6.3km에 달하는 구간은 폐철로로 남게 되었답니다. 한동안 이 길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졌고 무단 주차와 쓰레기 투기로 몸살을 앓는 애물단지와도 같은 취급을 받았어요. 그러던 중 서울시가 2013년부터 경춘선 숲길 재생사업을 시작하면서 이제는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새롭게 태어난 경춘선숲길을 만나보러 함께 발걸음을 옮겨보실까요?







현재 경춘선 숲길은 총 3단계 구간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어느 구간에서 시작할 것인지에 따라 찾아가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진답니다. 그럼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는 방법을 소개해드릴게요.



1단계 구간 : 공릉동 공덕 제2철도건널목 ~ 육사삼거리 (1.9km) ← 6호선 화랑대역 2번출구 이용

2단계 구간 : 월계동 경춘철교 ~ 서울과학기술대 입구 (1.1km) ← 7호선 공릉역 4번출구 이용

3단계 구간 : 육사삼거리 ~ 삼육대교차로 (3km) ← 1단계 구간을 따라가면 육사삼거리로 이어져요!









경춘선 숲길은 폐선된 철길을 활용한 자갈 산책길과 도로, 쉼터 등으로 조성되어 있는데요, 철길 산책로를 따라  ‘사랑의 꽃 터널’과 ‘마을의 뜰’, 그리고 구절초, 코스모스, 루드베키아, 억새 등 다양한 식물과 꽃길을 거닐 수 있는 ‘철길 들꽃 길’ 등의 공간들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위 사진은 철길 들꽃길 구간의 사진인데요, 현재는 겨울이라 풀들이 시들어 있는 상태이지만 봄, 여름, 가을에는 선로 주변으로 온갖 종류의 들풀과 들꽃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해요. 철길은 다소 척박한 땅이지만, 그렇기에 이 주변에서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들풀들이 피어나요. 먼 곳에서 날아온 꽃씨가 쇄석을 뚫고 자라 피어난 철길 풍경은 화려하고 풍성하게 꾸며진 정원의 꽃과 비교하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자아낸답니다. 날이 따뜻해지면 도라지나 접시꽃, 금계국 등등 다양한 꽃들을 구경할 수 있으니 여러분들도 꼭 가보시길 바랄게요.


물론 경춘선 숲길은 겨울에 가셔도 겨울 특유의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데요, 얼어붙은 응달과 노랗고 따스한 햇살의 대비가 두드러지는 이때 찾아가시면 감성적인 스냅 사진을 찍기에도 아주 좋답니다.





경춘선 숲길을 걷다 보면 과거의 흔적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길을 걷다 보니 레일 핸드카도 만나볼 수 있었어요. 레일 핸드카는 선로 보수를 위한 무동력 기계 장비의 일종으로 두 사람이 양쪽의 손잡이를 잡고 펌프를 누르듯 작동시키는 것이에요.





과거 경춘선을 운행하던 무궁화호도 만나볼 수 있었어요. ITX 청춘열차가 생기기 전까지는 무궁화호가 경춘선을 달렸었는데요, 이 무궁화호 객차 2량을 공원에 설치한 것이에요. 현재 이 객차는 관리사무소와 방문자 센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답니다.





무궁화호 객차를 지나면 산책로 옆으로 또 다른 숲길이 철길과 나란히 이어지는데요,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솔내음을 가득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이곳은 경춘철교인데요, 옆의 벤치와 그늘막이 더해지니 왠지 간이 기차역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도 드네요. 이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경춘철교가 나온답니다.


 


 

경춘선을 따라 무궁화호가 힘차게 달렸던 경춘 철교 또한 걸어보았어요. 1939년 준공 이후, 2010년까지 71년 동안 중랑천을 연결하는 철길로 사용되었던 경춘철교 역시 2010년 이후 폐쇄되었으나, 재생사업을 통해 이제는 열차가 아닌 보행교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어요.



 


경춘철교를 거닐며, 중랑천 풍경도 사진에 담아보세요. 경춘선을 타고 춘천으로 청춘 여행을 떠나던 부모님 세대와 함께 이 길을 걸어보셔도 좋을 것 같고, 아이의 손을 잡고 걸으며 "과거에는 이곳으로 기차가 지나다녔대." 등의 옛 이야기를 들려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철교를 지나 쭉 발걸음을 옮기면 자전거 도로를 만날 수 있어요. 위 사진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길이 바로 자전거 도로랍니다. 현재 경춘선 숲길 재생사업은 3단계 구간까지 공사를 마무리한 상태인데요, 내년 말 남은 0.4km의 구간이 완성되면 총 6km에 이르는 경춘선 숲길이 완전히 개방될 예정이에요. 경춘선숲길의 전 구간이 개방되면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 길을 지나, 경기도 남양주(기존의 경춘선 자전거길)를 거쳐 강원도 춘천까지 갈 수 있는 자전거길이 연결된다고 해요. 자전거 라이딩을 사랑하시는 분께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겠죠? ^^



이렇게 경춘선 숲길에 대한 소개와 숲길 풍경을 둘러보았는데 잘 살펴보셨나요? 참고로, 경춘선은 당시 건립되었던 경부선이나 경의선 등의 철길이 일제의 자원 강탈을 목적으로 건설됐던 것과 달리 우리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건설됐답니다. 당시 조선총독부에서는 철도가 없다는 이유로 춘천에 있는 강원도청의 철원 이전을 추진했는데요, 이에 지역 유지들이 '경춘철도 기성회'를 조성했고 1936년부터 4년에 걸쳐 완공한 것이 바로 경춘선이에요. 경춘선은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으려 했던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의지의 상징이기도 하고, 7080년대에는 추억과 낭만, 사랑이 얽혀 있는 청춘의 상징으로 지난 세월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어요. 이러한 경춘선의 역사를 짚어보면서 경춘선 숲길을 둘러보신다면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경춘선 숲길의 풍경이 더욱 사랑스럽게 와 닿을 거예요. 아직 경춘선 숲길을 걸어보지 못하신 분들은 시간을 내어 발걸음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