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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교육

한국과 무엇이 다를까? 미국의 새 학년 풍경



새해 다짐이 한창일 때 새 학년을 맞이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8월 중순에 새 학년이 시작된답니다. 이때는 햇살이 한창인 계절이라 모두가 활기차고, 시작이라는 어수선함보다 한 해를 잘 이어 달리자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는데요. 개학 시기와 학교 운영 방식은 달라도 새 학년의 설렘은 우리나라와 비슷해요.





    

방학 동안 잠잠하던 학교의 이메일이 다시 쏟아지는 건 개학 전날이에요. 미국 초등학교는 개학 전날 이메일을 보내 담임교사를 고지하는 곳이 많은데요, 등교 첫날은 학부모 동행을 환영한다는 내용도 덧붙이고 있어요. 개학 날 선생님들은 운동장에서 새 학급 줄을 찾아주고, 학부모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녀의 즐거운 시작에 동참해요.


새 학년 분위기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쉬는 시간과 점심 직후를 모두 운동장에서 보내기 때문에 새로운 친구를 못 사귀었더라도 예전 친구들을 만나 뛰놀면 그만이랍니다. 학습도 재촉하지 않아요. 초등 저학년 과제는 1~2주가 지나 주어지고, 학교 방과 후 수업도 한 달 이후에나 안내장이 온답니다. 한인 학생이 많은 학교에서는 미국에 처음 온 학생을 위해 석 달간 통역자의 수업 도움을 제공하며, 한국어 가능 교사나 학생이 있는 반으로 배정하는 배려도 해줘요.


개학 첫 달이 덜 분주한 것은 이전 학기에 미리 새 학년 활동 준비를 마치기 때문이에요. 초등 4학년부터 선택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와 코러스 모집, 악기 대여 절차는 이전 학기 중 모두 마무리된답니다. 중고교의 오픈하우스(예비 신입생을 위한 일종의 오리엔테이션)와 수준별 수업, 선택활동 인터뷰 및 오디션도 이전 학년에 미리 이루어져요. 특히 스포츠, 밴드와 같은 선택활동은 여름방학에 연습을 시작해 학년 초부터 경기와 대회 일정이 빼곡해요.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1. 학부모가 작성할 서류들

2. 지역기관에서 열리는

기부 행사

3. 책가방 및 학용품을 무료로
배포하는 지역사회 행사

4. 학부모를 교실로 초대하는
백투스쿨나이트 행사






미국에서 새 학년 분위기를 더 체감하는 이는 아이가 아닌 학부모랍니다. 도시락과 등하교 업무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데다 학교에서는 급식 선택, 비상연락처, 인터넷 이용 동의, 사진 촬영 동의 등 서명할 것 가득한 서류 뭉치를 가정에 보내기 때문이에요 자원봉사와 기부 등 학부모 도움을 기다리는 학교 요청에도 응답해야 해요. 학급 학부모 소통을 책임지는 클래스맘도 자원하여 정해져요. 클래스맘은 학부모들과 앱이나 이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직접 통화하거나 모임을 만드는 일은 거의 없어요.


개학 2~3주 후에는 초중고 모두 학부모를 초대하는 공식 행사를 여는데요, 바로 저녁 시간에 마련되는 ‘백투스쿨나이트’(Back to School Night)랍니다. 여기서 학부모들은 한 학년 교과 내용과 수업 진행, 학급 규칙 등을 공유할 수 있어요. 이처럼 미국의 학부모들은 학생 시간표 그대로 함께 수업해 보는 행사나 교장과 갖는 커피타임, 진로 체험 행사 등으로 분주하게 새 학년을 시작해요.


새 학년 준비에 특별히 지갑을 열 일은 없답니다. 지역 단체에서 기부 받아 모은 가방과 학용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가 열리고, 교실 학용품도 학부모 기부로 채워지기 때문이에요. 도서관과 커뮤니티 센터 등 공공기관에서는 무료 숙제 도움 프로그램을 제공해 새 학년 학습에 어려움이 없도록 도와줘요.







미국 교육 과정에서 가장 변화가 큰 시작은 중학교 1학년에 해당되는 7학년이에요. 이때는 초등 때와 달리 대학교처럼 각자의 시간표를 들고 교실을 찾아 다니며 수업을 듣게 되는데요. 시간표 비슷한 친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친한 친구 없는 교실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학생도 많다고 해요. 시험, 숙제와 수업 참여도, 학기 중 계속되는 작은 시험 결과를 즉각 온라인에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라 방과 후 학습 부담도 늘어나요. 교과 선택 및 생활 전반을 담당하는 카운셀러 사무실은 학년 초에 대기가 끊이지 않는데요, 수업을 바꾸거나 상담을 요구하는 학생이 줄을 서기 때문이에요. 또, 7학년부터는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할 것을 권하는 중학 교사들의 지침을 따라 클럽과 자원봉사 기회도 부지런히 찾아야 해요.


미국의 새 학년은 참고서나 문제집을 사 모으는 일보다 좋아하는 활동을 선택하고 도전한다는 설렘이 큰 시기인데요. 그렇다고 엄마가 정보를 찾아 옆집을 노크할 필요는 없답니다. 상급학교 진학 때도 미리 학교와 웹사이트를 둘러보고, 오픈하우스, 클럽 안내 행사 등에 귀를 기울이면 학생 스스로 유용한 정보를 얻어 새 학년을 무난히 출발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때문에 미국의 학부모들은 네트워크 만들기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뒷바라지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에요.



이렇게 미국의 새 학년 풍경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 많지만 그래도 새 학기를 맞이하면 누구나 설레고 새로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다 똑같지 않을까 싶어요. 이제 3월도 어느덧 중순에 접어들었는데요. 아직까지는 우리 아이들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많이 바쁠 것 같아요. 이때 학부모님들이 아이에게 "넌 잘해낼 수 있을 거야"라고 용기를 북돋워 주시면 더욱 좋겠죠?! ^^